소방 급수차 긴급 출동에도…"고추·콩 다 타버려 밭작물은 포기"
소방, 가뭄 경계 진주시 금곡면에 농업용수 공급
- 한송학 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밭작물은 이미 타버려 물을 줘도 힘들어요"
극한 폭염과 가뭄으로 국가소방령까지 동원해 경남 지역에 농업용수를 지원했지만 이미 바싹 말라버린 농작물에 농심도 타들어 가고 있다.
경남 진주시 금곡면은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으로 12일 오후 3시 30분께부터 소방 급수차가 논과 밭에 물을 실어 날랐다.
금곡면 등 진주시에 20대의 소방 급수차가 지원됐고 경남에는 총 200대, 인력 400명이 동원돼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금곡면은 밭작물 피해가 심각한 지역으로 오랜 가뭄과 폭염, 강한 햇빛에 고추, 땅콩 등 밭작물은 절반 이상 이미 화상을 입었다.
마을 주변 강에는 양수 시설을 설치해 농수로에 물을 길어 나르기를 며칠째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의 가뭄을 버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마을 주민들은 우려했다.
양수 시설로 물을 보낸 논들은 어느 정도 물이 차 있어 가뭄을 이겨내고는 있지만, 마지막에 물이 흘러가는 가장자리 논들은 논바닥이 말라 있다.
주민 정원학 씨(55)는 "강에 임시로 둑을 쌓아 물을 가두고, 양수기로 강물을 퍼서 농수로에 대고 있지만 이틀만 지나면 말라버린다"며 "끝 논에는 물 구경도 못 한다"고 말했다.
밭작물은 벼보다 더 심각한 상태로 이미 타버려 색이 바랬거나 말라지고 비틀어져 본래 형태를 유지하는 작물은 거의 없을 지경이다.
붉은색의 고추는 검은색으로 변해 몸을 꼬고 있고, 땅콩잎은 숨이 죽어 시들어졌다. 이 지역 대표 농작물 중 하나인 콩은 성장을 멈췄고 콩잎은 돌돌 말려 바닥으로 쳐졌다. 농작물이 버티고 있는 밭은 바짝 말라 손으로 만지면 쉽게 바스러졌다.
유진홍 금곡면 검암마을 이장(66)은 "두 달 반 동안, 이 지역에 비가 한 방울도 안 왔다. 밭작물은 이미 포기한 분들도 많다"며 "화상을 입은 밭작물은 다시 살아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경남 18개 시군 중 함양을 제외한 17개 시군이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밀양·거제·함안 등 3곳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심각' 단계다. 창원·진주·김해·양산·의령·창녕·하동·산청·합천 등 9곳은 '경계', 통영·사천·고성·남해·거창은 '주의' 단계다.
전날 기준 도내 농업용수 저수율은 34.1%로 평년(71.3%) 대비 47.8%에 머물고 있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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