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단비에도 밀양댐 저수율 31.9%…'생활용수 제한' 우려할 판

경남 농업용 저수율 34.2%…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운문댐 25.1%·울산 식수댐도 저수위…대체 취수로 버텨

경남 밀양에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3일 가뭄 '경계' 단계인 밀양시 단장면 밀양댐의 저수율이 33.2%까지 떨어지며 물속에 잠겨 있던 토사가 드러나 있다. 2026.8.3 ⓒ 뉴스1 윤일지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영남 일부 지역에 이틀간 반가운 비가 내렸지만, 농업용 저수지와 식수댐 수위를 되돌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10일 오후 경남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4.2%로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밀양댐은 전날부터 10.9㎜의 비를 받고도 저수율이 31.9%에 머물렀다. 경남의 상당수 지역에서 농업용수 제한 급수가 시행 중인데 이어 경북 운문댐과 울산권 식수댐도 낮은 수위를 보여 가뭄이 생활용수 제한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20분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지역 저수지 589곳의 평균 저수율은 34.2%다. 전날 35.2%보다 1.0%p 낮아졌다.

평년 저수율 70.2%와 비교하면 48.6%에 불과하다. 비가 내렸지만, 저수지로 들어온 물보다 농업용수 공급과 증발 등으로 빠져나간 물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밀양지역 저수지 40곳의 평균 저수율은 25.6%로 전날과 비슷했다. 평년 저수율 73.9%의 34.7% 수준이다.

전국에서 농업용수 가뭄 단계 '심각'인 지역은 밀양과 거제, 함안 3곳이다. 함양을 제외한 나머지 경남 시군에도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 들어서 있다.

경남에서는 저수지 저수율이 낮은 상당수 지역에서 농업용수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단비에도 저수율이 오르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용수 공급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생활 용수원인 밀양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K-water의 10일 오후 3시 수문자료를 보면 밀양댐 유역에는 전날 8.8㎜, 이날 2.1㎜ 등 이틀간 10.9㎜의 비가 내렸다. 그러나 밀양댐 저수율은 31.9%로 예년 저수율 64.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저수량은 2350만㎥다.

지난달 28일 34.4%였던 밀양댐 저수율은 비가 내린 뒤에도 2.5%p 더 떨어졌다. 단비가 논밭의 급한 갈증을 잠시 덜어주는 수준에 그쳤을 뿐, 댐을 채우는 실질적인 해갈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경북지역 농업용 저수지 688곳의 평균 저수율도 45.7%로 전날보다 0.2%p 하락했다. 평년 저수율 67.9%와 비교하면 67.3% 수준이다.

지역별 평균 저수율은 경주 25.0%, 포항·울릉 33.1%, 경산·청도 41.1%, 영천 44.8% 등으로 집계됐다. 경북 동해안과 남부권을 중심으로 물 부족이 두드러졌다.

대구와 경산 등의 생활·공업 용수원인 경북 청도 운문댐에는 이틀간 2.9㎜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운문댐 저수율은 25.1%로 예년 52.1%의 절반 수준이며, 저수량은 4023만㎥다.

운문댐은 지난달 15일 가뭄 최고 단계인 '심각'에 진입했다. 정부는 대구지역의 낙동강 대체 공급량을 하루 5만톤에서 최대 10만7000톤으로 늘리고, 경산지역 금호강 대체 공급량도 하루 4000톤에서 최대 6000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댐 수위가 더 내려가면 금호강 비상 공급시설을 가동해 생활·공업용수를 하루 최대 12만톤까지 대체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운문댐에서 물을 공급받는 대구와 경산, 영천, 청도, 칠곡의 생활·공업용수 가뭄 단계는 '경계'로 관리되고 있다.

울산권 식수댐도 낮은 수위를 보였다. 10일 대곡댐 저수율은 4.0%로 예년 33.3%를 크게 밑돌았고, 사연댐은 17.8%로 예년 44.1%에 미치지 못했다. 울산시는 부족한 댐 물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낙동강 원수를 다시 사들여 공급하고 있다.

현재 관계기관은 농업용수 감량과 대체 취수로 생활용수 공급 차질을 막고 있다. 그러나 가뭄이 더 길어져 대체 수원의 공급 능력마저 한계에 이르면 수압 조정과 야간 단수, 격일제·시간제 급수 등 생활용수 제한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경남도는 밀양댐의 가뭄이 '심각' 단계로 악화할 경우 생활·공업용수의 최대 20%까지 제한 급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농어촌공사 등은 이날부터 하루 농업용수 공급량을 1000톤으로 줄이는 등 농업용수 감축을 통해 생활·공업용수 공급에는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농업 피해도 본격화할 수 있다. 벼 출수기에 농업용수 공급이 줄면 생육과 수확량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과수와 밭작물도 과실 비대와 상품성 저하가 우려된다. 하천과 저수지의 물이 줄어 유속이 느려지고 수온이 오르면 녹조 발생 가능성과 정수 처리 부담도 커진다.

짧은 소나기나 국지성 비만으로는 장기간 누적된 강수 부족을 만회하기 어렵다. 가뭄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려면 밀양댐과 운문댐 등 주요 댐 유역 전반에 걸쳐 많은 비가 지속해서 내려야 한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부산과 울산, 경남 남해안과 가뭄이 극심한 경남 동부 내륙에 10~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9월까지 강수량은 평년보다 대체로 적을 것으로 전망돼 가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기온 변동성이 크고, 9월까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며 "10월부터는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하면서 강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