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역대급 입추 더위 덮친 김해…"더는 못 버텨" 좌판 접었다
39.4도, 종전 양산 38.7도 경신…상인들 부채·선풍기 역부족
불볕더위 버텨보지만…장 보러 온 시민도 "정말 사람 잡겠다"
-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사람 잡을 날씨인 것 같아요."
경남 김해가 역대 가장 뜨거운 '입추(立秋)'를 기록한 7일.
이날 찾은 김해시 서상동 오일장은 불볕더위 속에서도 장을 이어가는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볕이 내리꽂은 아스팔트 바닥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시장 안으로 들어선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등줄기로 땀이 흘러내렸다.
상인들은 선풍기와 부채에 의지한 채 장사를 이어갔다. 일부는 인근 상점 주인의 양해를 구해 잠시 실내에서 더위를 식혔고, 생선과 반찬을 파는 좌판에서는 녹아내리는 얼음을 연신 갈아 넣었다. 채소를 팔던 한 상인은 손에 얼음이 든 페트병을 쥔 채 얼굴과 목을 식히며 손님을 기다렸다.
폭염은 장터 풍경도 바꿔놨다. 평소 같으면 손님을 부르는 목소리가 이어졌을 시장은 한산했고, 상인들의 호객에도 힘이 빠져 있었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 역시 양산과 모자, 선글라스로 햇볕을 가린 채 필요한 물건만 산 뒤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좌판을 폈다는 80대 상인은 "집에 있는 것보다 하나라도 팔아보자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그늘에서 가만히 있어야 그나마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마늘을 팔던 한 상인은 뜨거운 뙤약볕에 결국 장사를 접었다. 그는 "도저히 못 버티겠다"며 "날이 너무 더워 장사도 안되고 사람 잡을 날씨 같다. 오늘은 그냥 접으려고 한다"고 말하며 가져온 마늘을 정리했다.
장을 보러 나온 안민자 씨(64·여)는 "주말을 앞둔 장날이면 늘 장을 보러 나온다"며 "안면을 튼 상인들도 있어 조금이라도 팔아주려고 왔는데 너무 덥다"며 "정말 사람 잡을 수도 있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김해는 이날 오후 1시 18분쯤 관서용 기상관측소(ASOS) 기온이 39.4도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입추 최고기온인 2017년 양산의 38.7도를 넘어선 것으로, 1973년 현대적 기상관측망 구축 이후 전국 입추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갈아치웠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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