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꾸준히 유입되고 오래 머무는 도시"…최연소 구청장의 꿈
[인터뷰] 서태경 사상구청장 "현장 중심 구청장 되겠다" 다짐
사상광장로, 서울 성수동처럼 육성…학장동, 창업 중심지로
- 이주현 기자
(부산=뉴스1) 이주현 기자 = 서태경 사상구청장(42)은 민선 9기 부산 16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가장 젊은 구청장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준비된 젊은 구청장'을 내세운 그는 노후 공업도시라는 사상의 이미지를 젊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이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서 구청장을 지난 24일 청년들이 즐겨 찾는 사상구 괘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국의 청년들이 찾아와 정착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과 민선 9기 비전을 직접 들어봤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서 구청장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연일 지역 내 기관 방문과 동 순방을 이어가며 공무원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도 현장을 가장 먼저 찾는 현장 중심의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이 정치에 입문한 것은 2012년 문재인 국회의원 후보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부터다.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 서울 관악구의회 의장 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중앙정치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그는 빈부격차와 수도권 집중, 지방소멸, 공동체 회복 등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를 지역에서 해결하겠다는 뜻을 품고 고향 사상으로 돌아왔다. 사상으로 돌아온 그는 20여 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노후 공업도시의 모습과 주민들의 불편을 직접 확인했다. 2년 동안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주민들을 만나면서 "구청장은 주민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꿀 수 있는 자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이번 사상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최연소 구청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으로 "주민들이 생활 속 불편을 겪고 있으면서도 어디에, 어떻게 민원을 제기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꼽았다.
서 구청장은 "모라시장을 찾았을 때 고목 아래 모여 계신 어르신들이 쓰레기 무단투기로 불편을 겪고 있었지만 어디에 이야기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계셨다"며 "당선된다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1370 민원처리 시스템'이다. 주민들은 전용 번호(010-9295-1370)로 생활 불편 사항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된다. 접수 당일 담당자를 지정하고, 사흘 안에 담당자가 현장을 확인한 뒤, 7일 이내 처리 결과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1370'은 1일 이내 접수 확인, 3일 이내 현장 방문, 7일 이내 처리 결과 통보를 의미한다.
서 구청장은 "'1370 민원처리 시스템' 운영 2주 만에 약 250건의 민원이 접수됐다"며 "현재도 하루 평균 20건가량의 생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주민들의 작은 불편까지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사상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교통망과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서 구청장은 "사상은 김해공항과 인접해 있고 사상터미널과 기차역이 있어 부산을 찾는 많은 방문객이 거쳐 가는 교통의 요충지"라며 "도시철도 2호선에 이어 2029년 상반기 사상~하단선이 개통되고 부전~마산 복선전철까지 연결되면 교통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환경으로는 부산 제1호 지방정원인 삼락생태공원을 가장 큰 자산으로 소개했다. 그는 "부산시가 2030년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라며 "현재 가을 락 페스티벌뿐 아니라 봄·여름에도 EDM 페스티벌과 드론쇼, 불꽃쇼 등을 접목한 '사계절 리버 페스티벌'을 구상하고 있다. 삼락생태공원을 사계절 내내 시민들이 찾는 문화축제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 기간 엄궁동 아파트 단지를 방문했을 때 감동을 받았던 노을도 언급했다. 그는 "승학산 일대에서 바라본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다"며 "많은 시민들이 그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사상노을길'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후 공업도시인 사상을 젊고 활력 있는 도시로 바꾸기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사상역과 삼락생태공원을 잇는 사상광장로를 서부산 최고의 상권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서 구청장은 "서울 성수동처럼 개성 있는 편집숍과 카페가 모인 거리로 만들고 싶다"며 "사상역 뒤편 골목에는 이미 간판 없는 와인바와 베이커리, 개성 있는 음식점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학장동 일대를 창업 중심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2030년 완공 예정인 서부산 행정복합타운은 단순히 행정기관이 이전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우PNG 부지에 산업단지 상상허브와 디지털기업지원센터가 함께 들어서는 미래 산업 거점"이라며 "과거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로 탈바꿈했듯 사상을 '사상 크리에이티브 밸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후 제조공장의 스마트공장 전환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삼락천과 감전천, 학장천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빛천 프로젝트'다. 그는 "사상의 하천을 서울 청계천처럼 시민들이 걷고 쉬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서 구청장은 "사상은 더 이상 노후 공업도시에 머물 도시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사상은 뛰어난 교통망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동서대학교와 신라대학교, 경남정보대학교 등이 위치해 청년들이 꾸준히 유입되는 도시"라며 "청년들이 잠시 스쳐 가는 도시가 아니라 일자리와 즐길거리가 있고, 오래 머물며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상을 다시 뛰게 만드는 구청장이 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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