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에 저수지 바닥도 쩍쩍…경남 농촌 가뭄 비상
도내 대부분 지역 농업가뭄…당분간 비 예보도 없어
- 박민석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지역에 장마철인데도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며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뭄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비 소식을 기다리는 농업인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찾은 경남 밀양시 초동면 봉황리 와지저수지.
저수지 가장자리는 흙이 드러난 지 오래된 듯 메말라 있었고, 일부 바닥은 손바닥만 한 크기로 갈라져 있었다.
저수지 한가운데에만 물이 띠처럼 남아 있어 평소보다 크게 낮아진 수위를 짐작하게 했다.
총저수량 39만 9310㎥인 와지저수지의 이날 저수율은 27.9%로 평년(71.2%)보다 43.3%포인트(p) 낮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저수율은 56.3%를 유지했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이어지면서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인근 논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벼는 푸르게 자라고 있었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논바닥에는 물 대신 흙이 드러나 있었다.
농업인들은 벼가 마르지 않도록 부족한 농업용수를 조금씩 나눠 쓰며 버티고 있었다.
인근에서 벼농사를 짓는 서정찬 와지마을 이장(69)은 "물이 없어 논에 댈 물도 아끼고 있다"며 "논바닥이 갈라지지 않게 조금씩 물을 대고 있지만 금세 말라버리고, 다시 물을 대려고 해도 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땅이 갈라지고 벼들도 모두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8월 중순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은 경남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날 도내 18개 시·군 570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7.2%로 평년(74.5%)보다 27.3%p 낮다.
도내 대부분 지역에도 농업가뭄 경보가 내려졌다. 농업가뭄 경보는 토양 수분이 부족해 농작물 생육에 피해가 우려될 때 발령되며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현재 밀양은 '경계' 단계다. 창원·진주·거제·양산·의령·하동·산청 등 7개 시군은 '주의' 단계, 통영·김해·고성·합천 등 4개 시군은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남부지방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도내 누적 강수량은 72.8㎜다. 이는 도내 평년 장마철 강수량(388.7㎜)은 물론,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206.0㎜)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오는 26~27일 사이 남부지방 장마는 종료될 예정인데, 당분간 경남에는 비 예보도 없어 가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남도는 가뭄 취약지역에 비상용수 공급 체계를 가동하고 농업용 관정과 양수 시설을 우선 점검할 방침이다. 가뭄 해소를 위한 긴급 예산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류해석 도 농정국장은 "올해는 장마철에도 마른장마가 이어지는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용수 부족 현상이 현장에서 심각하게 체감되고 있다"며 "도와 시군,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단 한 곳의 농가도 용수 부족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선제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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