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환승센터 첫 법정 공방…3m 단차 문제 등 쟁점

부산항만공사 제기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첫 공판기일 진행
양측, 계약 및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두고 다툼

부산역 상부층에서 바라본 북항 재개발지구 C-1블록 환승센터 공사 현장 모습 (BPA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구 내 환승센터 사업을 둘러싼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피큐건설 간 법정 공방이 본격화됐다. 양측은 환승센터 옥상광장과 부산역 보행데크 사이에 발생하는 '3m 단차'를 놓고 계약 위반 여부를 두고 맞섰으며, 재판부는 직접 현장을 확인하기로 했다.

17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신헌기)는 지난 16일 부산항만공사가 피큐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 사건의 첫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번 재판은 BPA가 환승센터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제기한 가처분 사건이지만, 향후 사업 계약 해지 여부를 둘러싼 본안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핵심 쟁점은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과 부산역 보행 데크 사이에 약 3m 높이 차가 발생하도록 설계·시공되고 있는 부분이다.

BPA 측은 애초 사업 가이드라인과 계약에서 '단차 없는 연결'을 전제로 했음에도 사업자가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BPA 법률대리인은 법정에서 "가이드라인에도 단차 없는 연결을 제시했고 계약에도 같은 내용이 반영됐다"며 "현재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공공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자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과 부산역 보행데크 사이에 약 3m의 단차가 발생해 부산역 북항 방면 출구 이용객의 조망권과 장애인·노약자의 이동권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승센터는 부산역과 북항친수공원,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부두를 연결하는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 C-1블록에 조성된다. 시민사회에서는 이곳에 단차가 생기면 보행자 이동 편의가 떨어지고 사실상 오르막길이 형성되는 데다 부산항 북항 조망도 가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아울러 BPA 측은 설계변경 협의 과정에서 단차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는 피큐건설 측 주장도 반박했다. 당시 제출된 조감도와 설계도면만으로는 단차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협의도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비중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져 단차 문제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피큐건설 측은 사업 가이드라인과 계약에 단차를 허용하는 예외규정이 있었다고 맞섰다.

또한 BPA가 주장하는 ‘단차 없는 시공’을 받아들여 사업자가 설계변경 확약서를 제출하고 관련한 변경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계약 해지 및 공사정지 가처분 신청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BPA는 피큐건설이 제출한 확약서가 당초 제출을 요구한 취지와 목적을 충족하지 못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피큐건설 역시 BPA가 요구한 확약서에 개발 기한과 철거이행보증 제출 등 과도한 조건이 포함됐다며 해당 요구가 무효라고 맞서고 있다.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양측의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3m 단차’가 공공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환승센터 옥상광장과 부산역 보행 데크 간 이격거리에 따라 단차가 보행권과 조망권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재판부는 양측에 현장검증을 신청하도록 요구했다. 이어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 달 5일 오전 11시 현장검증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신청 절차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항 재개발지구 C-1블록 환승센터 사업은 부산역 인근에 철도, 버스, 항만시설 등을 잇는 통합환승 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BPA는 2016년 사업 추진을 위해 C-1 블록 2만 5714㎡ 부지를 A 사에 매각하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사업자는 지상 24층·연면적 18만 3540㎡ 규모로 환승시설 외에도 옥상광장, 숙박시설, 판매시설 등이 입주하는 복합용도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