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한 자작극, 경찰은 선거 보름 전 알고 있었다…뒤늦게 수사 경과 공개
(종합)19일 입건·20일 압수수색 영장 신청…6월 4일 집행
"정당·가족 개입 현재까지 확인 안 돼"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경찰이 '음료컵 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로부터 6.3 지방 선거 보름 전인 지난 5월 18일 자작극 관련 첫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은 13일 정 전 후보 사건과 관련해 수사 시점과 압수수색 집행 시기 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공보 규칙에 따라 예외적으로 수사 경과를 공개했다.
경찰은 지난 5월 18일 당시 선거 자유 방해 사건 피해자 신분이던 정 전 후보와 음료를 던진 헬스트레이너 A 씨(30대·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작극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처음 확보했다.
이어 19일 정 전 후보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다음 날인 20일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같은 달 22일 정 전 후보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변호인을 통해 6월 8일 출석하겠다는 회신을 받아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압수수색영장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거쳐 6월 2일 오후 9시 40분쯤 발부됐으며, 경찰은 선거 다음 날인 4일 정 전 후보의 선거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가 5월 18일 조사 당시에는 "A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을 뿐 구체적으로 범행을 공모했다는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정 전 후보는 6월 8일 피의자 조사 이후부터는 A 씨와 함께 범행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으며 현재는 범행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 발부가 늦어진 데 대해서는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와 함께 헬스트레이너 A 씨의 진술 번복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A 씨는 5월 28일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을 번복했으며 휴대 전화 제출도 거부했다. 경찰은 범행 전 통화 기록과 휴대 전화 제출 거부 등을 토대로 증거인멸 우려를 보강해 압수수색 필요성을 소명했다. A 씨는 "공범이라고 하면 처벌이 더 무거워질 것 같아 진술을 바꿨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6월 4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헬스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범행 하루 전인 4월 26일 촬영된 영상을 확보했으며 해당 영상에는 두 사람이 범행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당시 조사에서 정 전 후보가 "뭔가 물건 하나 던지면 좋지 않겠나"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전 수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두 사람이 아는 사이라는 점과 '도움을 요청했다'는 진술 정도만 확인됐을 뿐 구체적인 공모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 내용을 공개하는 것보다 범죄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전 선거관리위원회나 정당에 수사 사실을 통보한 적은 전혀 없었다"며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이고 공보 규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현재까지 국민의힘 등 다른 정당이 사건에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정 전 후보 아버지 등 가족이 개입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개혁신당 선거캠프 공용 PC에서 A 씨와 관련한 검색 기록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는 정 전 후보가 자신의 휴대 전화로 검색한 내용이 연동돼 남은 것인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 전 후보와 A 씨 사이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확인한 뒤 이번 주 내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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