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자랑 장소 변경 사기 아냐"…'기부금 편취 혐의' 이사장 무죄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노래자랑 행사 개최 장소를 다르게 안내하고 기부금 5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단법인 이사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항소2-2부(이경린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60대·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2023년 8월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에서 노래자랑 행사를 개최한다며 B 씨에게 대회장을 맡아달라고 권유한 뒤 발전 기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행사 장소가 용두산공원으로 적힌 포스터를 보고 기부금을 보냈지만, 8일 뒤 행사가 유라리광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바뀐 사실을 알고 항의했다.
A 씨가 이끄는 단체는 2022년부터 부산 중구 유라리광장에서 노래자랑 행사를 개최해 왔으며, 2023년 9월 17일 열린 본선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1·2심은 A 씨가 행사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변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두산공원에서 개최될 것처럼 말해 B 씨를 속인 것으로 보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행사 개최 장소가 기부 계약의 본질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대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작성한 추대 수락서에는 행사 장소가 기재돼 있지 않고, 발전 기금 역시 행사 취지에 공감해 제공된 것으로 보일 뿐 개최 장소가 기부행위의 본질적인 요소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행사는 부산 중구 주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행사로 실제로도 그 취지에 맞게 개최됐다"며 "피해자가 용두산공원 개최를 선호했을 뿐 유라리광장과 용두산공원 중 어디에서 행사가 열리는지는 일반적·객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행사 장소 변경을 시도했고, 용두산공원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내용의 포스터까지 게시됐던 점 등을 고려하면 행사 장소와 관련해 피해자를 기망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계약의 비본질적인 부분에서 발생한 분쟁은 민사적 해결 수단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최후적·보충적 수단인 형사처벌로 개입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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