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10년지기 상대 성폭력 저질렀나…12시간 국민참여재판 결론은

부산지법, 30대 남성에 징역 2년 6개월 선고

부산고등·지방법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배우자의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약 12시간에 걸친 국민참여재판 끝에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10일 준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A 씨(30대·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3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 복구와 사죄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A 씨를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A 씨는 지난해 3월 27일 오전 4~6시쯤 부산 남구 자기 집에서 술에 취해 잠든 아내 친구 B 씨(30대·여)의 신체를 만지고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A 씨의 아내 C 씨와 피해자 B 씨, 친구 D 씨는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였으며, D 씨는 A 씨와도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친구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전날인 지난해 3월 26일 B 씨와 C 씨, D 씨는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술을 마신 뒤 C 씨의 권유로 A 씨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A 씨와 함께 새벽까지 술을 더 마셨다.

이후 A 씨는 거실 식탁, B 씨는 거실 소파, C 씨는 안방, D 씨는 서재에서 각각 잠이 들었으며 검찰은 A 씨가 술에 취해 잠든 B 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직접 증거가 B 씨의 진술뿐인 상황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검찰은 B 씨가 수사 초기부터 법정까지 범행 경위와 당시 상황을 일관되게 진술했으며 사건 직후 A 씨와 통화에서 범행을 따져 묻자, A 씨가 "죄송하다"고 사과한 점 등을 근거로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 씨는 "옆에서 아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하지 않은 행동임에도 먼저 사과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범행이 이뤄졌다는 시간에는 잠에서 깬 뒤 출근 준비를 하고 식탁을 정리했으며, 그 과정에서 B 씨와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서재에서 잠을 자던 D 씨도 식탁을 정리하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A 씨와 인사했다고 증언하며 A 씨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검찰은 A 씨가 사건 직후에는 범행을 인정하며 사과했다가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도의적으로 사과했다", 법정에서는 범행 자체를 부인하는 등 진술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두 시간가량 평의를 거친 배심원 7명은 유죄 4명, 무죄 3명의 의견을 냈다.

배심원들의 양형 의견은 징역 3년 2명, 징역 2년 6개월 2명, 징역 2년 1명,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 2명으로 나뉘었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보다 무거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수사기관부터 법정까지 주요 내용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사건 이후 관련자들의 진술과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민참여재판의 취지를 고려해 배심원 평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