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또 불출석…보복 협박 항소심 시작도 못 했다

피해자 측 "재판 지연 도구로 써"

'부산 돌려차기' 사건 당시 가해 남성 이 모 씨가 피해자를 발로 차고 있다.(피해자 김진주 씨(가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 모 씨(30대)가 수감 중 피해자 김진주 씨(가명)에게 보복 협박성 발언을 한 혐의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 두 차례 연속 불출석했다.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재판장)는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 씨가 당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재판을 오는 22일로 연기했다.

이 씨는 지난 5월 27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도 당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로써 항소심 재판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불출석 사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씨는 2023년 2월 이른바 '돌려차기 사건' 재판 중 구치소에서 동료 수감자였던 유튜버에게 피해자 김 씨에 대한 보복 협박성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이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후 이 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하면서 사건은 부산고법으로 넘어갔다.

김 씨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씨는 이전 재판에서도 계속 이런 식으로 불출석했다"며 "이제는 재판 지연을 도구로 쓰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과 변호사들이 재판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내고 법원에 가는데 이 씨가 당일 불출석하면 모두 헛걸음이 된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모든 재판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니 너무 화가 나고 발걸음해 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재판이 진행돼야 항소심에서 어떤 판단을 받을지 알 수 있는데 피고인이 나오지 않으니 절차 자체가 멈춰 있다"며 "피해자는 계속 기다리고 두려움을 오래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도 피고인의 반복적인 불출석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호 법무법인(유한) LKB 평산 변호사는 "피고인이 상습적으로 불출석하는 현실에 대해 별다른 제재 수단이 부족하다"며 "고의적 불출석은 방어권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보고 양형에 불리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검사가 항소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반복적으로 출석하지 않는다면 검사 항소 이유에 대한 방어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며 "재판부가 불출석이 반복될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피고인의 고의 불출석으로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

오는 2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피고인이 한 차례 이상 공판에 출석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불출석할 경우 피고인 없이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선고기일을 고지받은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선고기일에 나오지 않아도 판결 선고가 가능하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이 씨가 새벽에 혼자 귀가하던 김 씨를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이 씨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