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대 선박수리 대금 사기 혐의' 50대 선박업체 대표 무죄, 왜?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선박 수리 하도급 대금 명목으로 17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선박업체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50대·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부산 강서구에서 선박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2024년 3~5월 선박 수리업체 영업이사 B 씨와 공모해 선박을 수리하거나 부품을 공급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하도급 대금 명목으로 피해 업체와 실운영자로부터 총 25차례에 걸쳐 약 17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 씨가 B 씨로부터 "해외 선사 감독관에게 지급할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실제 리베이트 규모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고액 세금계산서를 반복 발급했으며 피해 업체 실운영자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범행을 공모했다고 봤다.
반면 A 씨 측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B 씨가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편취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고,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사기 공모와 고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 씨가 B 씨로부터 해외 선사 감독관에게 지급할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피해 업체 내부 결재를 거쳐 대금이 지급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 업체 실운영자의 동의를 전제로 자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B 씨가 수사기관에서 "A 씨는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편취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규모가 이례적으로 컸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피해자들의 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피고인이 지급받은 돈 가운데 약 44%를 공제한 것도 소득세와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대가라는 설명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17억 원에 이르는 사기 범행에 공모했다면 그에 따른 위험 부담에 비춰 4% 정도의 대가만 받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편취의 고의를 가지고 B 씨와 공모해 피해자들을 기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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