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맡길 곳, 버스 댈 곳 없어"...부산 BTS 공연 큰 불편 겪은 '아미'들
주최 측과 지자체의 운영 미숙에 외국인 방문객들 분통
무거운 캐리어 끌고 탑승할 전세버스 찾아 밤거리 헤매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1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대규모 공연이 전 세계 팬들의 환호 속에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주최 측과 지자체의 미숙한 현장 운영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과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짙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경기 고양시에서 외국인 대상 전세버스 관광 업체 'B투어'를 운영하는 이 모 대표는 당일 현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수하물 보관소 부재'를 꼽았다.
이 대표에 따르면 공연 관람 직후 인천공항 등을 통해 곧바로 출국하는 외국인 편도 관람객만 14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현장에는 이들의 대형 캐리어를 맡길 공간이 전무해 관람객들은 무거운 짐을 끌고 다니며 거리를 헤매야 했다.
보다 못한 여행사 측이 고객 편의를 위해 길거리 한편에 짐을 모아 보관하려 했으나, 관할 구청과 경찰은 미관 및 질서 유지를 이유로 대안 없이 철수만을 강요해 현장의 혼란을 더욱 가중했다.
이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비스 차원에서 짐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라며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행사인 만큼 임시 물품보관소 설치가 필수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일관성 없는 교통 통제와 승하차 인프라 부족 역시 도마 위에 올렸다. 전국 각지에서 수백 대의 전세버스가 몰려들었음에도 이를 수용할 전용 승하차 구역은 마련되지 않았다. 더욱이 현장 경찰의 주차 통제 지시가 근무자 교대 시간마다 반복되면서 현장의 갈등이 증폭됐다.
지정된 장소에서 대기하던 버스들이 갑작스럽게 외곽으로 쫓겨나는 상황이 반복됐고, 결국 공연이 끝난 후 외국인 관람객들이 탑승할 버스를 찾지 못해 밤거리를 헤매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에서 방문한 A 씨(28)는 "공연이 끝난 뒤 타고 갈 버스의 주차 위치가 갑자기 바뀌었다는 안내를 받고 낯선 어두운 밤거리를 1시간 가까이 헤매야 했다"며 "언어마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장 안내 요원들조차 정확한 버스 위치를 알지 못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고 자신이 겪은 고충을 전했다.
특히 정작 전세버스들이 승하차해야 할 주요 공간에는 부산시청 버스 6대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어 현장 기사들의 분통을 터뜨렸다.
이 대표는 "관람객 수송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전세버스들은 댈 곳이 없어 외곽으로 쫓겨나는데, 정작 행정 지원에 나서야 할 시청 버스들이 승하차 명당을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개탄스러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상가상으로 무대 안팎의 행사 진행마저 매끄럽지 못했다.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음에도 입장객의 티켓 확인과 소지품 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20분이나 늦게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연쇄적인 일정 지연은 곧바로 2차 교통 대란으로 이어졌다. 장시간 대기하며 피로가 누적된 일부 전세버스 기사들은 다음 날 아침 예정된 다른 운행 일정을 맞추기 위해 승객 수송을 포기하고 빈 차로 상경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연성 없는 탁상행정과 준비 부족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지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치러내기 위해서는 화려한 겉모습뿐만 아니라, 현장 상황을 고려한 실질적인 행정 지원과 세심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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