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물보호 조례 놓고 충돌…"합법적 안락사" vs "보호 공백 해소"

배영숙 의원 발의…입양·사후관리 기준 정비 마련
시민단체 "생명권 침해"…부산시 "심의 절차 강화"

부산시청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배영숙 부산시의원이 동물보호 공백을 줄이기 위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동물 생명권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배 의원은 지난 23일 '부산시 동물 보호 및 복지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이 개정안은 동물보호센터 운영 종료 등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호 공백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은 보호소 운영 종료 시 보호 중인 동물의 처리 문제를 동물복지위원회 심의 사항으로 명확히 하고, 긴급 보호가 필요한 동물에 대해 민간 단체와 협력해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위탁계약 종료 시 보호 동물의 인계와 관리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고 입양 이후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1인당 입양할 수 있는 마릿수는 원칙적으로 3마리로 제한하되 예외적으로 최대 10마리까지 허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배 의원은 "보호시설 사정에 따라 동물의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개정은 보호 공백을 최소화하고 책임 있는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이번 조례 개정안이 오히려 동물 보호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참여연대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개정안은 합법적 안락사를 사실상 허용하는 구조"라며 "지자체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조례가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보호소 운영 종료 시 동물의 '인도적 처리'를 심의 사항으로 둔 것은 안락사 확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대안적 보호 조치가 충분히 검토됐는지 확인할 장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단체 협력 규정 역시 예산 지원 근거가 불명확해 실제 부담은 민간에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입양 마릿수 예외 확대로 인한 '애니멀 호딩'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며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조례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동물보호법상 인도적 처리는 수의사를 포함한 2인 이상 참여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며 "개정안은 여기에 동물복지위원회 심의 절차를 추가해 인도적 처리가 센터 자의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호소 운영 종료 등 긴급 상황에서 보호 중인 동물에 대해 예산 지원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며 "지난해 보호센터 운영 종료 당시 100여 마리에 대한 긴급 보호조치를 시행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3마리를 초과하는 다수 동물 입양 시 애니멀 호더나 동물 학대, 파양 등을 대비해 사후관리 규정을 추가했다"며 "향후 시 직영 동물보호센터 건립과 입양시설 확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