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1000억 '환치기'…중고차 수출대금 빼돌린 일당 적발

가상자산으로 해외→국내 자금 우회 이동
판매상 15곳도 적발…과태료 13억원

중고차 수출대금 환치기 개요도. (부산세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가상자산을 이용해 1000억 원대 중고차 수출대금을 불법으로 주고받은 환치기 조직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세관은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Tether·USDT)를 이용해 중고 자동차 수출대금을 대신 받아 전달한 A 씨(40대·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무등록 외국환업무)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환치기'는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해외와 국내에서 돈을 주고받는 불법 외환 거래를 말한다.

부산세관은 지난해 12월 A 씨의 수상한 자금 거래를 포착하고 계좌 추적에 나섰다. 조사 과정에서 A 씨 계좌와 관련된 700여 개 계좌의 자금 흐름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우즈베키스탄 중고차 수입상과 공모해 2024년 9월부터 약 1년 3개월 동안 1080억 원 규모의 환치기 자금을 운용하며 수수료 1억 3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은 해외 공범이 테더를 보내면 A 씨가 이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꾼 뒤 국내 중고차 수출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거래 정보와 계좌 정보는 텔레그램을 통해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테더는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된 가상자산으로 가격 변동이 적어 해외 송금 수단으로 자주 활용된다.

특히 이들은 가상자산 이동 시 송·수신자 정보를 확인하도록 한 '트래블룰'(자금세탁 방지 제도)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오다 지난해 7월 보이스피싱이나 도박자금 관련 경찰 조사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세관은 A 씨의 계좌를 이용한 중고차 판매상 15곳에 대해서도 외국환거래법 위반 책임을 물어 총 13억 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관련 수출업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 외환 거래가 늘고 있어 관련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