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없던 거로 말 맞추자"…피해자 무고·위증한 30대들 징역형

허위 진술·증거 조작·법정 위증까지
법원 "수사기관 기능·사법권 적정 행사 훼손"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노래방 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되레 가해자로 몰기 위해 허위 진술과 증거 조작, 법정 위증까지 벌였다가 나란히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이유섭 판사)은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위증,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B씨에게 징역 10개월, C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 7일 부산 북구 한 노래방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의 사실관계를 뒤집기로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와 B씨, C씨는 친구 사이로, 당시 지인인 D씨, E씨와 술을 마신 뒤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B씨가 E씨의 목을 조르고 얼굴을 한 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은 노래방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외부 목격자도 없다는 점을 이용해, 오히려 E씨가 A씨를 폭행한 것처럼 꾸미기로 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E씨의 목을 조르거나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 진술했고, C씨와 D씨에게도 같은 취지로 진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C씨와 D씨도 "몸싸움은 없었고 E씨가 A씨를 때렸다"는 취지로 경찰에 허위 진술했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허위 진술을 뒷받침할 자료까지 만들어냈다. A씨는 같은 해 1월 10일 부산 북구의 한 병원을 찾아 "턱 부위를 폭행당했다"고 거짓으로 말해 2주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아 경찰에 제출했다. 이후에는 스스로 몸에 상처를 낸 뒤 이를 촬영해 증거로 내기도 했다. 실제로는 폭행당한 사실이 없는데도 이런 자료를 제출해 E씨를 무고한 혐의도 받는다.

결국 E씨는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법정에서도 허위 진술을 이어갔다. 특히 B씨는 재판 출석을 앞두고 공범들에게 "폭행 사실은 기억에서 빼라"고 하거나, 증인에게 "모르겠다고 답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실제 증인으로 출석해 "B씨가 E씨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위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폭행 사실을 숨기고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처벌받게 하기 위해 허위 진술과 증거 조작, 위증까지 이어갔다"며 "수사기관의 기능과 사법권의 적정한 행사를 훼손한 중대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약 11개월간 형사처벌 위험 속에서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일부 피고인에게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