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 보궐선거 '한동훈 등판'에 국힘 딜레마…여야 총력전

국힘, 한동훈 경선 포함 여부 풀어야 할 과제
민주, 대통령이 만류한 하정우에 잇단 '러브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부산 북구 만덕2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서에 서명하고 있다. 2026.4.14 ⓒ 뉴스1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단숨에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보수 진영의 셈법이 복잡해진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까지 대거 부산을 찾아 총력 지원에 나서는 등 북갑 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부산 선거판을 뒤흔든 핵심 변수는 단연 한동훈 전 대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전입신고를 마쳤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오래오래 부산 시민, 북구 시민, 만덕 시민과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의 등판으로 부산 선거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3선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박형준 시장은 "저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북갑이 전국의 가장 화제가 되는 선거구가 된 것은 틀림없다"며 "부산시장 선거와 맞물려 부산이 이번 지방선거의 '핫플레이스'가 됐다"고 평가했다.

위기감을 느낀 여당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5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바람몰이에 나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에게 당 점퍼를 입혀준 뒤 악수하고 있다. 2026.4.15 ⓒ 뉴스1 윤일지 기자

특히 이날 회의에선 부산 북갑의 새로운 카드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부산 사상초·사상중·구덕고 졸업)에 대한 '차출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정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현역 전재수(북갑) 의원에게 "하 수석을 좋아하느냐"며 질문 세례를 퍼부었고, 전 의원은 "사랑한다"고 화답했다.

정 대표는 조만간 하 수석을 직접 만나 출마를 권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만류한 만큼 하 수석이 현재의 국정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토록 여야가 북갑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 지역이 지닌 남다른 상징성 때문이다. 북갑은 전재수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민주당의 부산 핵심 거점이자, '낙동강 벨트'의 중심축이다. 지난 2024년 22대 총선 당시 보수 텃밭인 PK 지역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이기도 하다. 나아가 2000년 16대 총선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험지에 출마했던 북강서을 지역의 유산이 남아있는 야권의 '성지'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의 속내는 매우 복잡다단하다. 당에서 제명된 한 전 대표가 이 지역에서 승리할 경우, 단숨에 보수 재편의 구심력을 확보하며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 전 대표의 선전이 부산시장 선거에서 경쟁하는 박형준 시장에게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소속 후보 공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지역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국민의힘, 한 전 대표의 3자 대결 구도가 현실화할 경우 '보수 분열'로 인한 필패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등 내부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2025.6.9 ⓒ 뉴스1 김민지 기자

당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타개책을 모색 중이다. 곽규택 의원(부산 서·동)은 한 전 대표의 복당을 통한 단일화 경선을 주장하고 나섰고, 김도읍 의원(강서), 정성국 의원(부산진갑)은 당 지도부에 아예 '무공천'을 공식 건의한 상태다. 보수 야권의 미래 권력까지 좌우할 북갑 선거 구도는 시시각각 요동치고 있다.

한편, 이 모든 보궐선거 정국의 전제 조건은 현역인 전재수 의원의 사퇴 시점이다.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는 30일 이전에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만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북갑 보궐선거가 차질 없이 치러지게 된다. 전 의원이 5월 4일 이후로 사퇴 시점을 미루면 북갑은 이번 보궐선거 지역에서 빠진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