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A 노조 계좌서 수억 빼돌린 30대, 징역형 집행유예
피고인 "검찰 위법 수집 증거"…법원 "적법하게 취득해 무관"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항만공사(BPA) 노동조합에서 근무하던 중 노조 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30대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BPA 노동조합 소속으로 근무하던 중 노조 명의의 수협 계좌에서 211차례에 걸쳐 7억 8740만 원을 개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노조 위원장으로부터 '현재 조합비 관리 계좌의 이율이 낮으니, 원금을 보장하면서 더 높은 이율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봐라.'는 지시를 받은 뒤 노조 계좌의 관리를 맡게 됐다.
A 씨가 빼돌린 돈은 도박자금, 생활비, 대출원리금 변제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부산 북항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를 수사하던 중 이 사건을 알아채고,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수사기관이 북항 재개발 비리 사건에 연루된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서 얻은 증거를 제출한 것"이라며 "검찰은 A 씨에 대해 별도의 영장을 발부하지 않고 이 사건에 대한 증거로 제출했다"고 '위법수집 증거' 주장을 펼쳤다.
또 "A 씨는 노조 명의 계좌에서 수차례 입출금을 반복했는데, 출금한 기록만 인정돼 7억 이상이 범행 금액으로 인정됐다"며 "다시 노조 명의 계좌에 입금된 금액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에 의해 적법하게 대상물의 점유권을 취득하면, 통신비밀보호법 등 법률상 제한이 없는 이상 별건 범죄사실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타인의 재물을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처분을 한 뒤, 다시 반환하더라도 불법하게 이득을 보려 했다는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는 판례가 있다"며 "피고인은 자신이 관리하던 노조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로 사용했고, 이는 법률 적용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 기간, 범행 횟수, 금액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사실관계는 인정하는 점, 입출금을 반복하면서 횡령 금액이 커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 금액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북항 재개발 사업은 항만기능이 정체되고 노후된 북항 부두를 개발해 여가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장기프로젝트다.
사업 과정에서 BPA 간부가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건설업자 등에게 뇌물을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BPA 직원, 브로커, 건설업자 등 1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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