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산불 1년] 빨라진 산불 대응, 올들어 대형 산불 인명피해 없어

경남 함양 산불 사흘째인 23일 오전 함양군 휴천면 임천에서 산림청 헬기가 물을 담수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한송학 기자
경남 함양 산불 사흘째인 23일 오전 함양군 휴천면 임천에서 산림청 헬기가 물을 담수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한송학 기자

(산청=뉴스1) 한송학 기자 = 지난해 영남지역 대형 산불을 계기로 정부는 새로운 대응책을 내놨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첫 대형 산불인 경남 함양과 밀양 산불의 빠른 주불 진화는 신속한 헬기 투입과 헬기 보강 덕이 컸다. 산림청의 선제적인 지휘권 인수에 따라 유관기관이 진화 자원을 신속하게 동원한 것 역시 도움을 줬다.

산림청은 지난해 대형 산불 이후 진화 헬기 6대를 보강하고 신속한 헬기 투입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부터 산불 발생 후 반경 50㎞ 내에 있는 가용 헬기는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지난해 봄철에는 216대의 산불 진화 가용 헬기를 확보했다면 올해는 315대를 확보했다.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군 헬기를 산불 초기에 투입하라는 지시도 있어 군 헬기 동원 전력을 49대에서 143대로 증대했다.

실제 최근 함양과 밀양 산불 진화 과정에서 많은 헬기가 동원됐고, 투입 시간도 단축됐다. 올해 발생한 산불 주불 진화 시간은 지난해 평균 1시간 36분에서 30분으로 69% 정도 단축됐다. 헬기 투입은 올해 평균 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대보다 88% 늘었다.

경남 밀양 산불 이틀째인 24일 오전 삼랑진읍 검세리 산불 현장에서 육군 치누크 헬기(CH-47)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2.24 ⓒ 뉴스1 윤일지 기자

산림청의 선제적인 지휘권 인수도 빠른 진화에 도움을 줬다. 올해 첫 대형 함양 산불은 지속적인 강풍 등에 따라 선제적으로 지휘권을 함양군수에서 산림청장으로 전환했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밀양 대형 산불 역시 인명 피해 예방, 재산 보호를 위해 지휘권을 밀양시장에서 산림청장으로 선제적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소방, 군 병력, 경찰, 기상청 등 산불 유관 기관들의 합동 작전으로 진화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소방은 민가 방향의 산불 확산 저지 및 산불 진화 차량의 진화 용수 공급 지원으로 산불 진화 효율을 높였고, 군은 담수 용량 5000L의 치누크 헬기 등 군 자산을 산불 진화에 총력 투입했다.

올해 발생한 대형 산불에서 주민 피해가 없었던 이유는 새 지침 '레디셋고(Ready-Set-Go)' 시스템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최대순간풍속이 20㎧ 이상이면 지역 상황을 종합 고려해 기존 마을 단위에서 읍·면·동, 시·군·구 단위까지 대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을 참고해 요양원 및 장애인 시설과 같은 취약 시설은 사전대피하고, 야간 중 산불 확산 우려가 있으면 일몰 전까지 사전대피를 완료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산불 예방을 위한 처벌 규정도 엄격하게 적용한다. 산림재난방지법에 따르면 고의로 산불을 낸 경우 타인 소유 산림은 5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자기 소유 산림은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실수로 산불을 낸 경우에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산림이나 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우거나 불씨를 가지고 들어갈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불 예방 수칙을 어기거나 불법 소각 등 산불 위험을 높이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