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만 쳐다본다"…사법 리스크에 얼룩진 부산시교육감 선거

부산시교육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시교육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6월 3일 부산시교육감 선거가 유례없는 '사법 리스크' 소용돌이에 빠졌다. 부산의 미래 세대를 책임질 교육 수장을 뽑는 축제의 장이어야 할 선거판이, 후보들의 잇따른 기소와 재판 일정으로 얼룩지며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13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진영을 불문하고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교육의 본질인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선거 결과가 법정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누가 덜 나쁜가를 골라야 하느냐"는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전교조 해직 교사 4명을 특별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른 후보들의 상황도 위태롭다. 최윤홍 전 부산시부교육감은 공무원들에게 선거운동 기획을 지시한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아 이달 말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박종필 전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홍보 기사 대가로 5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각각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법정 공방만 부각되면서 유권자들과 학부모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정 모 씨(40대)는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된 정책을 논해도 모자랄 판에 후보들이 줄줄이 재판받고 있다니 참담하다"며 "당선되더라도 제대로 된 교육 행정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동래구의 직장인 강 모 씨(50대) 역시 "도덕성을 갖춘 후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정책 대결은 쏙 들어가고 재판 결과만 따지고 있으니 투표장에 가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선거의 화두가 '미래 교육 비전'이 아닌 '법적 생존'으로 변질되면서, 이번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유권자의 표심이 아닌 법관의 망치질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라는 씁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