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체납 '럭셔리 노후' 즐긴 70대…가짜 석유 제조하다 구속

유령회사 등 7곳 돌리며 허위 세금계산서…기초연금까지 수령
부산항 노후 선박에 폐유 불법 보관…골프회원권 등 차명 보유

불법 보관된 폐유를 적발, 현장에서 압수하는 모습 (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약 100억 원대 세금을 체납해 온 70대 고액 상습체납자가 불법 재생유까지 제조한 혐의로 해경에 구속됐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폐기물관리법 위반,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 석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산에 거주하는 70대 A 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 씨는 2008년께 국세청으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등 탈세 혐의로 적발된 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약 1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지금까지 체납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과세당국의 징수를 피하기 위해 여러 업체를 차명으로 운영하면서 계열사 사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고 법인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A 씨는 유령회사를 포함한 계열사 7곳을 차명으로 운영하며 재화나 용역 거래가 없는데도 100억 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유령회사로 자금을 이체한 뒤 각 법인에 등재된 허위 인력의 인건비 명목으로 빼돌리는 수법을 쓴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빼돌린 자금으로 골프회원권과 별장 등을 차명으로 보유하며 체납 기간에도 호화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또 선박 폐유와 이른바 '뒷기름'을 장기 계류 중인 바지선에 불법 보관한 뒤 가짜 석유와 불법 재생유를 제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경은 A 씨가 2020년부터 최근까지 5년 동안 부산항에 장기 계류 선박으로 신고해 선박안전검사 대상에서 제외된 선령 30~50년 노후 선박 4척에 폐유 약 8만 3000톤을 불법 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탱크로리 약 4000대 분량에 해당한다.

A 씨는 또 정제유 공장에서 이 폐유와 나프타를 섞어 불법 재생유 90톤 이상을 생산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와 성분이 불분명한 해상용 경유와 나프타를 혼합한 가짜 석유 190톤을 탱크로리 차량에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국석유관리원의 시료 분석 결과 해당 기름에서는 기준치의 90배를 넘는 황 성분이 검출됐다고 해경은 전했다.

이와 함께 A 씨는 차명 사업 운영과 재산 은닉 사실을 숨긴 채 구청에서 기초연금까지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수사기관이 장기 계선 중이던 노후 유조바지선의 폐유 유출과 무단 계선 등 불법행위를 적발했을 때는 이른바 '바지사장'이 대신 처벌받도록 해 형사처벌을 피해 온 사실도 확인됐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해양 안전과 환경을 위협하는 선박과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유관기관과 협조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