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개항 150주년 맞아 '부산항 강제개항' 시각 극복 제기
시민단체·학계 심포지엄…"강화도조약, 주체적 체결 성격" 강조
"당시 조선정부 국제정세 어둡지 않아"…열강 침탈로 불평등 초래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삼일절과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아 1876년 부산항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열렸다는 전통적 시각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일 지역 시민사회 및 역사학계 등에 따르면 부산항은 1876년 2월 27일 이른바 강화도조약으로 불리는 조일수호조규에 의해 ‘강제’로 개항됐다는 시각이 전통적으로 강했다. 군함인 운요호를 끌고 와 불리한 내용의 조약 체결을 강요하고 부산항도 개항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규와 관련해 조선 정부의 대응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며 다른 측면에서도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당초 주체적으로 조약이 체결됐지만 결과적으로 불평등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은 조선 정부가 이미 국제법의 원리를 담은 ‘만국공법’의 사본을 보유하는 등 국제 정세에 결코 어둡지 않았다고 본다. 일본 또한 군사적 압박에도 불구, 정한파와 반정한파로 나뉘어 있어 조선과 전면전을 벌일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협상 과정에서도 조선 정부가 주체적으로 대응했다고도 강조한다. 일본이 자유로운 조선 거주 및 통상을 목적으로 하는 조약을 체결하고자 한다는 의도를 간파하고 제한적인 거주 및 통상을 주장했으며 개항 개념에 대해서도 비판 없이 일본의 입장을 따르기보다는 ‘통상구안’이라는 당시 청나라와 유사한 용어를 쓰며 맞불을 놨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조규 체결 자체에 의미를 둔 처음과 달리 이후 점차 주체성이 상실된다는 점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는다. 일본을 포함한 여러 열강의 조선 침탈 등으로 관세, 최혜국 대우 등이 이후 조약에 포함되고 일본인이 자유롭게 통상행위를 할 수 있는 '한행이정'이 확대 혹은 철폐되며 결과적으로 주체성을 상실하게 됐다는 의견이다.
다만 적어도 초기 조일수호조규의 경우에는 불평등하지만 주체적으로 체결된 만큼 강제로 개항됐다고 하는 입장은 극복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성현 동아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당시 국제질서 안에서 볼 때 조규는 난징조약처럼 최혜국 대우, 협정관세 등을 포함한 불평등 조약은 아니었다"며 "무관세 또한 당시 개화파 일부에서 조선에 유리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던 만큼 조선 입장에서는 불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의견은 '1407년 자주개항론'을 폐기하자는 주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항이 조선 정부의 주체적인 조약에 따라 개항됐다면 명확한 시기 등이 특정되지 않는 '자주개항'을 주장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자주개항론은 태종실록상 조선 시대 부산포와 제포(현. 진해) 등 군사시설인 만호가 있는 곳을 개항했다는 기록에 근거해 필요에 따라 자주적으로 부산항의 문을 연 시기를 첫 개항으로 잡자는 주장이다. 부산시는 지난 2019년 자주개항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부산항발전협의회 등은 해당 내용에 대해 부산항 개항 150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27일 심포지엄을 열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포지엄에서는 전성현 교수가 기조 발제를 맡았고 강동진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용득 부산항역사문화연구소 소장, 강석환 초량왜관연구회 회장, 김승 한국해양대 HK교수 등이 토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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