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공무원 3명 송치에 경남도 노조 "제도적 미비 고려해 재수사해야"
'9명 사상' 산청산불 안전책임 공무원 송치 반발
"불가항력적 상황…공무원 재난 대응 위축될 것"
- 강정태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작년 3월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과정에서 산불진화대원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경남도청 공무원 3명을 검찰에 송치한 것을 두고 도청 공무원 노조가 재수사를 촉구했다.
한국노총공무원노조연맹과 경남도청공무원노조는 23일 창원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의 구조적 한계와 제도적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오로지 일선 공무원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넘어 강한 분노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진희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재난 현장에서 다기관 합동지휘 체계 속 실무 수행자를 단일한 안전관리 책임자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급변하는 기상 속 불가항력적 재난 상황의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전가하는 방식의 수사는 향후 공직자의 적극적 재난 대응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근 공무원연맹 위원장은 "재난 대응은 개인의 과실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 문제인데도 현장 공무원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앞으로 어느 공무원이 재난 현장에서 적극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겠냐"며 "결국 그 피해는 국민의 안전 위협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공은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객관적으로 재검토하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최종 판단 기관인 검찰로 넘어갔다"며 "검찰은 현장의 현실과 제도적 한계를 충분히 고려해 공정하고 신중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두 노조는 이날 검찰에 △산청 산불 사건에 대한 객관적 재검토 △재난 대응 과정에 드러난 구조적 문제와 제도적 미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책임 규명 등을 요구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11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산청 산불 당시 안전관리 책임자였던 현장 통합지휘본부 지상진화반 감독자 A 씨 등 경남도청 공무원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A 씨 등 3명은 작년 3월 22일 산청 산불 진화 과정에서 안전성을 검토하지 않은 채 현장에 산불진화대원들을 투입해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를 발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상자인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은 당시 산청 산불지역에 파견돼 임무 구역에 접근하던 중 강풍 등으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대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사회적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제도나 시스템 개선으로 유사한 사례를 방지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열악한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만 또 다른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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