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자욱 앞도 안보여…이러다 죽는구나" 함양 산불 대피 주민들

휴천면 164명 대피…헬기 진화작업 효과, 진화율 69%

경남 함양 산불 사흘째인 23일 함양군 유림면 어울림체육관에 함양 산불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돼 있다. 2026.2.23 ⓒ 뉴스1 윤일지 기자

(함양=뉴스1) 한송학 기자 =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싶었다"

경남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문하마을 홍계숙 씨(85)는 산불로 동네에 연기가 자욱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23일 유림면 어울림체육관 대피소에서 만난 홍 씨는 "마을 아래부터 높은 산까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연기가 마을에 들어찼다"며 "이러다 불에 갇히면 죽는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 씨는 22일 오후 5시 연기에 갇혀 집에 머물다가 공무원들의 안내를 받아 유림면 어울림체육관으로 대피해 지내고 있다.

홍 씨와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심정순 씨(86)와 김옥임 씨(84)도 산불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들은 "연기가 꽉 차서 앞이 잘 안 보여 간이 콩닥거렸다. 걸음도 걷기 힘들어 지팡이가 있어야 한다"며 "이러다 큰일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공무원들이 집으로 찾아와 대피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울림체육관에는 송전리 송전마을, 문정리 문상·백연마을, 남호리 한남마을 주민 132명이 대피했다. 이번 산불로 대피 인원은 총 164명으로 친인척집과 요양병원 등에서 지내고 있다.

어울림체육관에는 산불 이재민들을 위해 37개의 텐트가 설치됐다. 군에서는 이재민들에게 응급구호키트를 제공하고 건강 및 심리 상담, 식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23일 낮 12기 기준 함양 산불영향구역은 232㏊(축구장 324개)이며, 화선 길이 8.0㎞ 중 5.5㎞는 진화가 완료돼 진화율은 69%다. 당국은 헬기 52대와 장비 119대, 인력 820명을 동원해 진화 작업 중이다.

경남 함양 산불 사흘째인 23일 함양군 유림면 어울림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떡을 먹으며 휴식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윤일지 기자

지난 21일 오후 9시 14분께 발생한 이번 산불 진화를 위해 22일 오전 4시 '대응 1단계', 22일 오후 10시 30분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소방 당국은 22일 오후 11시께 국가 동원령을 발령했으며 23일 오전 11시 15분 국가 동원령 2차를 추가 발령했다. 추가 확산에 대비해 대전·충남·광주 등 인접 3개 시도의 소방력 21대를 즉시 출동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예비소방동원령'도 발령한 상태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