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보수텃밭 균열' 조짐…해수부 이전·행정통합이 만든 '변수'

[지선 D-100] 부산 유권자, 해양수산부 이전 효과에 주목
경남 유권자, 지역 문제 해결할 행정통합에 관심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6월 1일 부산시 금정구 장전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고 있다. 2022.6.1 ⓒ 뉴스1 김영훈 기자

(부산=뉴스1) 이주현 기자 =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산은 민선 7기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시장 당선을 제외하면 역대 시장이 모두 보수 정당 출신이었다. 경남도 민선 5기 무소속 김두관 지사와 민선 7기 김경수 지사를 빼면 대부분 보수 정당이 도정을 맡았다. 울산 역시 민선 7기 송철호 시장이 유일한 진보 계열 단체장이었다.

민선 7기 당시 부울경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진보 계열 광역단체장이 다수 당선된 배경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예외적인 정치적 격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울경은 구조적으로 보수 정당에 유리한 정치 지형을 유지해 왔고, 현재도 기본적인 유권자 성향은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도 감지된다. 여론조사에서 진보 정당 후보 지지율이 의미 있게 상승하며, 표심이 '정당 중심'에서 '지역 현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경제 활성화, 청년 인구 유출, 균형발전 문제 등이 유권자 선택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부산과 경남에서 이러한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 민심 향방 가르는 '해수부 부산 이전' 효과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박형준 부산시장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작년 추석 무렵까지만 해도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고,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박 시장이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연말과 올해 초를 지나며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작년 12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해양수산부가 부산에 자리 잡으면서 구도심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기를 띠고, 해운기업들의 부산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지역 민심이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관 재임 당시 이전 작업을 주도한 전 전 장관이 이러한 분위기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산을 '해양수도'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해양 정책을 총괄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기대감도 통일교 의혹에도 불구하고 전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12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개청식에서 제막식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3 ⓒ 뉴스1 이재명 기자
지방소멸·청년 유출 겪는 경남, 유권자들 행정통합에 관심

경남도는 지방소멸과 청년 인구 유출, 제조업 침체 등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국적으로 '행정통합'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행정통합은 광역 단위의 행정 규모를 확대해 수도권에 비견되는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구상으로, 분산된 행정 역량과 산업 기반을 하나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핵심 정책의 추진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논의의 중심에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있다. 김 위원장은 경남도지사 재임 당시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행정통합을 통해 경남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기대 속에 김 위원장은 민선 7기 도지사직을 중도에 낙마한 이력이 있음에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청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정치 이념보다 지역 발전 전략이 선거 주요 쟁점

부울경의 정치 지형은 여전히 보수 우위라는 큰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표심의 작동 방식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처럼 이념 구도에 따른 일방적 선택이 아니라, 지역 발전 전략과 미래 비전 제시 등에 대한 경쟁이 표심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해양산업과 도시 재편 전략이, 경남에서는 행정통합과 산업 구조 전환이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wee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