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용 약속 못 지킨 코렌스이엠…보조금 180억 '공중분해'

257억 중 투자 이행 등 확인 안 된 77억만 환수 결정
"부산시, 리스크 관리 실패…고강도 감사 필요" 지적

부산형 일자리 산업단지 조감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형 상생 일자리' 1호 기업으로 출범했던 코렌스이엠이 경영 악화로 사실상 좌초 위기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국·시비로 이 기업에 지원한 257억 원의 보조금 중 77억 원만 환수하는 것으로 결정돼 나머지 180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허공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부산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시는 최근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코렌스이엠에 지급한 보조금 257억 원 중 77억 원 환수를 결정했다.

코렌스이엠은 앞서 2020년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전기차 구동 유닛 생산 공장을 짓고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정부와 시는 해당 프로젝트를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으로 선정하고 설비 및 입지 보조금 명목으로 총 250억 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코렌스이엠은 전기차 시장 수요 정체(캐즘)와 모기업의 경영난 등을 이유로 약속했던 투자와 고용 이행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특히 사업 기간 종료 시점까지 관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보조금 환수 사유가 발생했다.

단, 현행법상 공장 건축이나 기계 설비 구입 등 이미 실물 자산에 투입된 비용은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 코렌스이엠 측은 "보조금 대부분을 공장 건설과 설비 투자에 사용했다"고 소명해 당국은 실제 투자 이행이 확인되지 않거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현금성 자산 77억 원에 대해서만 환수 고지서를 발부하게 됐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와 경제계에선 환수되지 못한 차액 180억 원을 두고 "사실상 증발한 돈"이라며 성토하고 있다. 부산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미 땅에 묻고 기계로 바꾼 돈은 사실상 돌려받을 길이 없다"며 "결과적으로 실패한 사업에 180억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매몰 비용으로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시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 사업 선정 당시부터 업계 일각에서는 코렌스이엠의 기술력과 모기업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으나, 시가 가시적인 유치 성과에 급급해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시는 사후 관리 감독 과정에서도 기업의 경영 악화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 대응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한 부산시의원은 "부산형 일자리라는 상징성에 매몰돼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전형적 사례"라며 "보조금 환수와 별개로 사업 선정부터 관리까지 행정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환수 조치와 별도로 코렌스이엠의 회생 절차 추이를 지켜보며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낭비된 행정력과 재정적 손실을 복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