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상생 일자리 기업' 코렌스이엠의 추락…70억대 보조금 토해낸다

'캐즘' 파고에 법적 공방까지…투자·고용 약속 못 지켜
부산시 "시민 혈세 투입된 사업인 만큼 원칙대로 처리"

부산형 일자리 산업단지 조감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시가 '부산형 상생 일자리' 사업 핵심 기업인 코렌스이엠에 지급한 보조금 중 수십억 원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코렌스이엠 측이 약속했던 고용과 투자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부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시는 코렌스이엠에 지급한 지방 투자 촉진 보조금 등 약 250억 원의 지원금 중 77억 원 상당에 대한 환수 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의 기업 유치 역사상 이례적인 '대규모 환수' 조치다.

코렌스이엠은 '부산형 상생 일자리 사업자' 선정 수개월 전인 2019년 설립된 코렌스의 자회사로서 전기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구동 유닛'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시는 이 회사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2020년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26만4462.81㎡ 부지에 코렌스이엠을 필두로 협력업체 20여 곳이 입주하는 '부산형 전기차 핵심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이 사업은 당시 노사민정 상생 모델로 주목받았다. 고용 창출 규모는 4300명으로 예상됐었다.

시의 이번 지원금 환수 결정의 주 원인은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정체 현상인 '캐즘'(Chasm)과 그에 따른 회사 측의 경영 악화에 있다.

코렌스이엠은 당초 공격적 투자를 통해 공장을 가동하고 수백 명의 지역 인재를 채용해 보조금 지원 요건을 충족하려 했지만,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속도 조절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수주 물량이 예상보다 급감했다고 한다.

게다가 코렌스와 임직원들은 2022년 A 업체로부터 영업비밀 누설 혐의로 고소당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고, 항고도 기각됐다.

이 와중에 회사의 공장 가동률은 떨어졌고, 당초 약속했던 신규 채용은커녕 기존 인력 유지조차 버거운 상황이 됐다.

시는 기업 회생을 위한 유예 기간을 두는 등의 방안도 검토했으나, '고용 유지 조건 등 보조금 지원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이상 환수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시 관계자는 "미래차 산업 육성이라는 대의를 위해 파격적 지원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시민 혈세가 투입된 사업인 만큼 원칙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환수된 재원은 다른 유망 기업 지원이나 일자리 창출 사업에 재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1은 코렌스이엠 측 입장을 듣기 위해 회사를 방문하고 관계자에게도 연락을 취했으나 공식 답변은 듣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경제계에선 이번 사태 때문에 부산의 차세대 주력 산업인 '모빌리티 혁신' 동력이 약화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앵커 기업의 부진은 곧 협력업체 생태계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며 "자금 회수를 넘어 지역 부품업계 전반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