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기본구상안' 28일 발표…"연방제급 권한"

청사 위치 선정과 주민 동의절차 등 과제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024년 6월 17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회동하기 위해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임순택 기자 =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밑그림이 28일 베일을 벗는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이날 '행정통합 기본구상안'을 공식 발표하고, 인구 700만 명 규모의 초광역 경제 공동체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통합 청사(시청) 위치 선정과 주민 동의 절차 등 '뇌관'이 여전해 실제 통합까지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오늘 발표의 핵심은 단순한 행정 구역의 결합을 넘어선 '권한의 통합'이다. 양 시도는 중앙정부로부터 외교·국방을 제외한 △도시계획 △산업·경제 △교통·환경 등 주요 권한을 대폭 이양받는 '연방제 주(州) 수준'의 자치권을 명문화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지역내총생산(GRDP)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동북아 물류·금융·제조업의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은 '부산경남특별시' 혹은 '부산경남특별자치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단연 '통합 청사(본청)의 위치'다.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직결되는 문제이자, 각 지역 주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사안이라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인구 밀집도와 행정 효율성을 고려해 부산 중심부를, 경남도는 국토 균형 발전과 서부 경남 소외론 해소를 위해 창원 또는 진주 등 경남 지역을 선호하는 기류가 강하다. 오늘 발표에서 구체적인 위치가 확정되지 않고 '제3의 기구'나 '추후 논의'로 미뤄질 경우, 향후 지역 간 갈등의 불씨가 될 공산이 크다.

화려한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문제점은 산적해 있다.

시·도민들은 행정통합이 가져올 실질적인 혜택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표하고 있다. 특히 서부 경남이나 부산 외곽 지역 주민들은 "통합되면 결국 중심부(부산·창원)만 비대해지고 주변부는 소멸할 것"이라는 '빨대 효과'를 우려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주민 투표 실시 여부와 그 결과가 1차 관문이 될 전망이다.

통합이 실효를 거두려면 국회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통과되어야 한다. 하지만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 중앙 부처의 권한 이양 반대 등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미지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행정통합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위로부터의 일방적인 통합 추진은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 제시와 공론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가 단순한 선언에 그칠지, 아니면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를 새로 쓸 기폭제가 될지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