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추진에 울주·영덕군·경남도 '환영'…환경단체 '규탄'(종합)

찬반 여론전 본격화…울산 울주·경북 영덕 주민들 유치전 돌입
경남도 "3조원 이상 물량 수주 예상" 환영…환경단체 "졸속 추진"

26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1, 2, 3, 4호기 모습. 2026.1.2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전국=뉴스1) 강정태 김세은 최창호 조민주 이승현 이주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 2기를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둘러싼 찬반 대립이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울주군과 경북 영덕군 등 동해안권 지자체 주민들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환영하며 본격적인 원전 유치 경쟁을 시작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은 '새울원전 5·6호기 건설촉구 공동추진연대' '신규원전자율유치 서생면 범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해 상경 집회를 시작으로 원전에 대한 자율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서생면에선 새울 1·2호기 원전이 가동 중이고, 새울 3·4호기가 건설되고 있어 원전 관련 인프라와 초고압 송전선로가 갖춰져 있다. 주민들은 여기에 더해 신규 원전 2기를 유치하자는 입장이다. 이들은 내달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앞에서 '신규 원전 유치 촉구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서생면의 한수원 소유 부지는 20만㎡에 달한다.

서생면 원전 유치 단체 관계자는 "원전이 들어서면서 일자리도 늘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서생면은 주민 70~80%가 (원전 유치에) 찬성 의견을 낸 바 있어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경북 영덕군 주민들도 원전 유치에 관심을 보인다.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등지엔 앞서 정부의 제7차 전력 수급계획에 따라 2026~27년 150만㎾급 신규 원전 2기 건설이 추진되다 무산됐다.

이와 관련 영덕읍 노물리 주민들은 "지난해 4월 산불이 마을을 덮쳐 수십년간 살아온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사라졌는데, 원전이 들어오면 나아질 것"이라며 "10년 전 시작됐다 중단된 천지원전처럼 사업이 흐지부지하게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기기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원전기업 340여곳이 몰려있는 경남도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도는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번 신규원전 건설 확정은 대한민국 원자력산업 정상화와 수출 탄력을 붙이는 결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실용주의 원칙에 입각한 원전 활용 기조에 발맞춰 도내 원전기업이 실질적 수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는 과거 신한울 3·4호기 사례에 비춰 이번 신규원전 건설을 통해 지역 원전기업이 3조 원 이상 대규모 주 기기 제작 물량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도내 340여개 원전 기업도 공급망 생태계 유지를 위한 일감 확보와 SMR 제조 전환을 위해 필요한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정부 계획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규원전반대울주군대책위원회 등 반핵단체는 이날 울주군청에서 회견을 열어 정부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서생지역은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 지역"이라며 "원전 2기가 추가되면 위험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도 이날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대통령이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공개적인 논쟁을 강조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일방적으로 발표된 졸속 결정"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내세워온 '실용주의 에너지 정책'의 실체가 결국 핵발전 확대 정책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전력 계통의 불안정성만 키우는 악수가 될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이 아닌,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신규 핵발전소 건설 강행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은 이날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바로 세우는 것이 대신 같은 방향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지역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수도권과 핵산업계의 이익만으로 밀어붙이는 에너지 정책에 반대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가 말하는 '에너지 지산지소' 원칙에 따라 신규 발전 시설을 세운다면 모두 전력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 안전성이 높은 재생에너지로 짓는 게 맞다"며 "비수도권 지역에 희생과 부담을 강요하는 것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형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을 포함한 신규 원전 계획을 지난해 초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했던 11차 전기본대로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5~6개월 내 신규 원전 부지를 정한 뒤, 2030년 초 건설 허가를 거쳐 2037~2038년까지 새 원전을 준공한다는 목표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