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컨테이너 운임 하방 압력 강화"
해진공 '연간 해운시황보고서' 발간
올해 부산항발 운임지수 48% 내려…"미 관세정책 영향"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내년에도 컨테이너 운임 하방압력이 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지난 29일 발표한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 19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기준으로 1580을 기록하며 연초 2505 대비 38% 하락했다. 부산항을 기준으로 작성되는 한국형컨테이너선운임지수(KCCI) 또한 3480에서 48%가량 내린 1805로 올해를 마감했다.
이 같은 운임약세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무역 구도가 재편된 데 따른 결과다.
실제 SCFI의 경우 미 서안과 동안은 각각 60%, 56%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고 유럽도 46% 내렸다. 이에 비해 동남아는 17% 하락으로 비교적 선전했다. 이는 기존 중국이 수출처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아시아 역내를 중심으로 미국으로 향하던 물류 감소분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결과로 분석된다.
KCCI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올 초 5429, 6467로 시작한 미 서안, 동안 노선은 절반 넘게 하락한 2133, 3096을 각각 기록했으며 유럽노선도 2767로 연초 5283에 비해 47% 넘게 내렸다. 동남아 노선도 24% 넘게 하락했지만 10월 20일부터 지난 22일까지 9주 연속 상승세로 어느 정도 하락세를 만회했다.
그나마 하반기 들어 선사 측에서 선복량 전략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일괄 운임 인상(GRI)을 추진하며 SCFI 기준 1100~1550권에서 운임이 횡보, 하한선을 지지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클락슨, 알파라이너, MSI, 드류리 등 4개 컨테이너 전문 분석기관은 공통적으로 올해 인상된 미국 관세가 내년부터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치며 수급불균형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선복 공급 증가율이 3.5%로 수요 증가율 2.1%를 웃돌 것으로 이들은 예상했다.
특히 지역별로 봤을 때 유럽 항로나 아시아 역내 항로는 각각 0.8%,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비해 북미 항로는 0.1% 역성장이 전망된다.
한편 내년도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핵심 이슈는 수에즈 운하 통항 재개 여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수에즈 운하 이용은 여전히 제한된 상황이지만 CMACGM, 머스크 등 대형 선사를 중심으로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운하 이용이 본격화되면 최근 남아프리카 희망봉 우회에 따른 선복 축소 효과가 반감되며 공급과잉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2월과 4월에 발효된 미국 '국제 비상 경제 권한 법'의 위헌 소송에 대한 내년 미 대법원의 판결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최종 판결과 함께 위법 판결이 내려질 경우 미 행정부가 대체 입법을 통해 관세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무효화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운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진공은 보고서를 통해 "수요둔화 및 공급압박으로 수급 불균형에 따른 운임 하방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며 "수에즈 운하 통행 재개 여부 시점, 미국 대법원판결에 따른 미 행정부 대응방향 등이 컨테이너 수요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 카카오톡 채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d-yun8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