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천국 부산, 타지역에 비해 부동산 PF 리스크에 취약"

한은 부산본부 보고서
주거수요 부진·영세 업체 비중 등 '불확실성' 커져

한국은횅 부산본부 전경 뉴스1 ⓒ News1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부산이 타지역에 비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구유출 등으로 인한 수요 부진과 비교적 영세한 지역 건설사 규모 등이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29일 발표한 '부산지역 부동산 PF 리스크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지역은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음에도 아파트 중심의 개발사업이 지속되고 있다.

먼저 부산의 주거수요는 저출생, 인구 유출 등이 지속돼 가구 수 증가율이 지난해 기준 0%대로 떨어졌다. 또 소득·자산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1인 가구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신규 주택 수요의 확장 여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됐다. 아울러 2022년 하반기 이후 이어진 주택시장 조정으로 준공 후 미분양도 빠르게 누적됐다.

덩달아 비주거용 건물도 인구 감소 등으로 내수 기반이 약화되는 가운데 제조업·본사 기능이 축소되고 물류·관광 등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자영업 부진의 영향으로 중대형 상가 수요 역시 구도심을 중심으로 위축되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하나 경기 개선 등으로 부산 주택시장의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영구·해운대구 등 동부산 선호 지역에 수요회복이 집중돼 권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부산은 아파트 개발의 비중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부산 지역 PF 유동화증권 목록을 살펴보면 아파트, 주상복합 등 주거용 부동산 개발사업이 전체 유동화증권 잔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아파트 비중은 지난 10월 말을 기준으로 72.3%로 크게 확대됐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 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낮은 편이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유동화증권 잔액이 있는 PF 사업장의 시공사 분포를 살펴보면 부산은 평가순위 100위 밖 건설사의 비중이 13% 수준으로 전국 6.7% 및 수도권 5.6%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지역 건설사의 사업 참여가 확대되면서 100위 밖 건설사의 비중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사업경과 기간이 2021년 말 7.7개월에서 올 10월 말 기준 10.5개월로 확대된 데다 단기물 PF 유동화 발행 비중도 높다.

이는 비교적 영세한 지역 건설사들이 사업기간 증가에 따라 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금융기관 대출 태도 강화나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에 취약하게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송희 한은 부산기획금융팀 과장 등은 "준공 후 미분양 문제는 시장 리스크를 넘어 관련 시공사의 부도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참여자의 재무구조 개선 등 사업여건 안정화 노력과 함께 실수요자 중심의 지원책 등 지역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