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공해 없이 북항 '한눈에'…전기추진선 'e-그린'호 직접 타보니
관공선 최초 친환경 선박 인증 등 부산항 탈탄소 상징
부산항 북항 주요 시설 및 선박 운항 모습 직접 볼 수 있어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지난 11일 공식 취항한 ‘e-그린’ 호는 100% 친환경 전기추진선으로 탈탄소를 향한 부산항의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박이다. 특히 관공선으로서는 최초로 친환경 선박 인증을 받았고 부산 소재 조선사인 ‘강남’에서 건조돼 지역의 관련 산업 생태계의 수준을 보여주는 선박이기도 하다.
이달 17일부터는 일반시민과도 만나고 있다. 비가 온 직후인 지난 24일 두 번째 일반시민 대상 운항에서 40여 명의 탑승객과 함께 ‘e-그린’ 호를 경험해 봤다.
먼저 소음과 공해를 상당 부분 잡았다. 후진 시 소음이 다소 발생하지만 일반 선박에 비해 적은 수준이고 특유의 기름냄새도 없었다. 또한 비 온 직후 파고가 다른 날에 비해 높았음에도 흔들림도 비교적 적었다.
베트남에서 거주 중인 한국인 나하미 씨(45)는 “원래는 뱃멀미를 하는데 멀미도 안 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운항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e-그린’ 호는 부산 북항 주변을 40~50분가량 운항한다. 부산항만공사 항만안내선 부두를 출발해 연안여객터미널, HJ중공업 영도조선소, 북항재개발 지역, 부산항대교, 양곡부두 및 자성대부두 등을 바다에서 볼 수 있다. 항해사가 시설별로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부산항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날은 HJ중공업에 해군 독도함이 수리를 위해 정박한 모습이 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또 바다와 어우러진 북항재개발 지역 내 오페라하우스나 부산항대교를 지나칠 때는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겨울방학을 맞아 서울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홍서린 양(13)은 "오페라하우스가 새로운 건축기술을 적용한 점과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이어서 인상적이었다"며 "설명과 함께 직접 현장을 보니 생생히 부산항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e-그린’ 호는 해운항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학습의 장이 되기도 했다. 통유리로 된 조타실은 전기 선박을 실제 운전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해 해기사나 해운항만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 및 취업준비생에 꿈을 심어주는 공간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부산항만공사로의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진우 씨(31)는 “보통 조타실이 민감한 구역이어서 노출하지 않는데 ‘e-그린’ 호는 직접 조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어린 친구들이 이를 보면 해기사나 선장의 꿈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e-그린’ 호는 매주 수요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정기 운항된다. 신청은 공사 홈페이지에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할 수 있다.
강화웅 BPA 선장은 “시민들이 부산항을 배경으로 즐거운 추억을 쌓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더 안전하고 쾌적한 운항으로 부산항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red-yun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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