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들 둔 기초수급자 아빠의 '뭉클한 크리스마스'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폐지 값이 많이 떨어져 올해는 유난히 힘들었지만, 아이들과 특별한 크리스마스 추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부산의 한 동네에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세 아이 아빠'의 가슴 뭉클한 나눔이 전해져 한파를 녹이고 있다.
25일 북구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관내 덕천지구대를 통해 익명의 기부 물품이 전달됐다. 기부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정성껏 담근 김장김치와 현금 3만 5000원, 그리고 삐뚤빼뚤하지만 진심이 꾹꾹 눌러 담긴 손편지 한 통을 남기고 사라졌다.
자신을 '세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편지를 통해 자신이 장애가 있는 첫째 아이를 포함해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가장이라고 밝혔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그가 나눔을 결심한 이유는 다름 아닌 '아이들' 때문이었다.
그는 편지에서 "폐지 값이 많이 떨어져 경제적으로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생활의 고단함 속에서도 크리스마스만큼은 아이들에게 "받는 기쁨'보다 '나누는 행복'을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했다.
동봉된 현금 3만 5000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남은 금액은 아이가 좋아하는 선물 하나를 사 달라"며 자신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아동 가정에 전달되길 희망했다.
'세 아이 아빠'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익명으로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사회에 조용한 울림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옥희 덕천2동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부자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전달된 김치와 성금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꼭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소중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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