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장사 3분기 '극과극' 실적

리노공업·동성화인텍 등 두 자릿수 영업익 증가
LS마린솔루션 등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익은 줄어든 곳도

한국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 앞에 설치된 황소상 (거래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올 3분기 부산 상위 상장사들의 희비가 갈렸다. 리노공업, 동성화인텍 등과 같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가 증가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곳이 있는 반면,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익은 오히려 줄어 이른바 '남는 장사'를 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한때 지역 이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금양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부산 소재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리노공업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약 50%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 3분기 리노공업의 누적 기준 매출은 28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66억원으로 56.74%, 당기순이익은 49.87% 성장한 1123억원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매출액 기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특히 반도체 테스트 소켓 제품이 63%가 넘는 증가세를 보이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리노핀도 659억원의 매출로 지난해 3분기 553억원에 비해 19%가량 증가했고 초음파 프로브 등에 적용되는 의료기기 부품은 38%의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AI 시장의 개화 이후 성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초저온보냉재 등을 제조하는 동성화인텍은 매출액 5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4%, 영업이익은 529억원으로 같은 기간 55.7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118.72% 증가한 567억원이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초저온보냉재, 냉매 등 주요 제품의 급격한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마진율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품목별 매출실적을 보면 3분기 초저온 보냉재의 매출은 5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3906억원 대비 37%, 냉매 매출은 223억원으로 32.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초저온보냉재의 가격은 지난해 LNG운반선 1척당 94만1000원에서 99만2000원으로 5.41% 올랐고 냉매는 같은 기간 평균 두배 넘게 올랐다. 이에 비해 원재료는 초저온보냉재의 경우 소폭 내렸고 냉매도 75% 올랐지만 제품 가격 상승 폭보다 낮아야아 이익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4분기에는 성장세 자체는 다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인도물량 증가 등으로 인한 일회성 추가 정산금이 반영돼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4분기에는 인도물량의 감소로 매출이 소폭 감소할 예정이지만 영업이익률은 10.9%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 지역 시가총액 상위 10개 상장사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시가총액 순위는 19일 종가 기준. (한국거래소 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금지)

LS마린솔루션, 성광벤드, 태광 등은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줄어들어 많이 팔고도 많이 남기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LS마린솔루션의 경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72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고 부산의 관이음쇠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성광벤드와 태광도 누적 기준 3분기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가 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다만 LS마린솔루션의 경우 수주한 프로젝트의 매출인식이 본격화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전망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고 성광벤드와 태광도 3분기만 별개로 놓고 봤을 때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미국 해군의 유지·보수·정비(MRO)사업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HJ중공업도 조선 부문이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건설 부문도 적자 폭을 줄이며 매출액의 소폭 감소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많이 증가했다..

부산 기업 시총 1위인 BNK금융지주는 1분기 부진의 여파 등으로 누적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0.62%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의 경우 서울에 있는 BNK디지털 타워 매각 등에 따른 시세차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8.95% 증가했다.

이 외에 지역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던 금양은 폭이 감소하긴 했지만 적자행진을 3분기에도 이어갔다. 금양의 매출은 8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42% 감소했고 영업손실 390억원, 당기순손실 558억원을 기록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