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선호 시의원, 부산시 공공기관 노사협의회 '속 빈 강정' 지적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노사협의회가 법이 정한 기본 운영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사실상 '속 빈 강정'처럼 형식적으로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기회의를 빠뜨리거나 협의 내용을 충분히 남기지 않는 등 근로자 경영참여와 노사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반선호 의원은 18일 "지난 행정사무감사 결과 부산시 공공기관의 노사협의회는 존재는 하지만, 실질적 협의 기능은 형식적 절차 수준에 머무른 경우가 적지 않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반 의원은 최근 3년간 산하기관의 노사협의회 운영 실태를 살펴본 결과 정기회의를 빠뜨린 기관, 회의 내용 기록 미비, 의장 불참, 서면회의 비중 과다 등 다수의 문제가 드러났으며, 기관 내부 사정으로 근로자위원 선출도 이행되지 않은 기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정기회의에서도 허점이 확인됐다. 한 기관은 분기별로 개최해야 하는 정기회의를 법정 기준대로 지키지 못해 정기회의를 빠뜨린 사례가 있었다.
반 의원은 "정기회의를 누락한 것은 단순한 행정 미비가 아니라 '근로자참여와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12조에서 정한 정기회의 의무를 위반한 명백한 법령 위반"라며 "노사협의회가 제도 취지를 구현하지 못한 채 겉모습만 유지된 무력화된 기구로 남아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 운영의 대표성과 책임성도 문제로 드러났다. 일부 기관에서는 협의회 의장이 회의에 단 한 번도 직접 참석한 기록이 없거나, 아예 의장 위임 참석을 허용하는 내부 규정을 둔 곳도 있었다.
기록 관리 역시 허술했다. 여러 기관에서 회의 내용 기록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협의 과정과 결과가 노사 양측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유·관리되었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드러났다.
반 의원은 "근로자의 경영참여와 노사협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회의 내용이 남고 그에 대해 노사가 함께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기록조차 불투명하다면 실질적 협의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운영 방식에서도 제도 취지와 어긋난 사례가 나왔다. 한 기관은 최근 3년 동안 총 9회 개최실적 중 5회를 서면회의로 처리해 대면 협의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 의원은 "모든 기관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협의가 필요한 사안까지 서면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노사협의회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안건 역시 실질적 논의보다는 단순 보고·안내 수준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복지·교육·노동조건 개선 등 노사협의회 본연의 역할과 관련된 핵심 사안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의견이 협의 구조 안에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한 기관도 많았다.
반 의원은 "부산시는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한 이후 조직 재편과 인력 재배치, 비정규직 차별 논란 등 노사 갈등 요인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노사협의회가 실질적인 소통·조정 창구로 정상 기능을 회복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우선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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