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축하카드 1500부 준비한 이 지자체…"서로 힘 합쳐 미래 그릴래요"
저출생 해결 진심인 부산 연제구…반값 월세 등 지원책 담아
- 김태형 기자
(부산=뉴스1) 김태형 기자 = 17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미술학원. 이 학원 원장은 아이들이 너무 없어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박지태 원장(60)은 "5~6년 전부터 주변 학원에 원생이 줄어들어 문제가 있었는데 우리는 3년 전부터 이를 체감하기 시작했고, 작년부턴 학원생이 반토막 났다"고 말했다. 이곳의 원생은 현재 50명 정도라고 한다. 박 원장은 "작년부터 상황이 너무 안 좋아 안 받던 5~6세 원생까지 등록시키고 있는데 60명까지는 원생을 늘리려고 한다"고 했다.
주변 학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저출생 문제로 태권도 등 예체능 학원생이 30~40% 가까이 줄었고 공부학원도 약 10%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아파트 단지 놀이터엔 아이들을 보기 힘들었고 약국 등도 소아과병원 근처를 제외하곤 아동 환자가 잘 오지 않는 분위기였다. 연제구 보건소 근처의 한 약국 관계자는 "아이들은 거의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 연제구가 저출생과 비혼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연제구는 전날(16일)부터 신혼부부를 위한 지원 혜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러 오는 신혼부부에게 구에서 지원하고 있는 주거·출생·양육 지원 내용을 담은 축하카드를 배부하고 있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신혼부부들에게 이같은 형식의 축하카드를 준 건 꽤 됐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초기의 형태보다 보기 쉽게 글씨를 크게 넣었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책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내용을 적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이 카드엔 신혼부부와 임신·출산·양육 지원 내용이 구분돼 있으며 지원별로 대상자 및 상세내용, 문의처(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특히 카드 앞부분엔 주거 혜택 내용을 주로 소개하는 등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집 마련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담았다. 구 관계자는 "18~39세 청년 부부를 대상으로 한 반값 월세 '햇살둥지' 입주 신청 1순위 부여 등의 혜택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신초기 검사, 산후조리경비(최대 1100만 원), 첫만남 이용권 등 바우처(셋째 이상, 최대 500만 원) 지원 등의 내용도 카드에 포함됐다.
카드 하단엔 날짜를 넣어 지원일이 지나서 부부들이 혜택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했다. 혼인신고 카드는 매년 1000부씩 제작했는데 올해는 1500부를 만들었다. 인구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는 뜻이 반영된 것이다.
이희정 구 민원여권과 가족등록계장은 "카드 표지부터 신혼부부들이 기쁘도록 디자인을 세세하게 꾸몄다"며 "구청장님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해당 업무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카드를 받은 윤광진(33)·남가림(33) 부부는 "결혼한 지 보름 정도 됐고 연제구에서 함께 거주 중인데 서로 힘을 합쳐 많은 것들을 쌓아나가고 싶다"고 웃었다. 청년임대 아파트에 거주 중이라는 이들 부부는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부부는 "구에서 배부하는 축하카드가 실물카드 형태로 제작돼 예비부부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도 포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th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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