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욕창 조기 진단' 나노소재 무선 센서 플랫폼 개발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욕창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나노소재 기반 무선 센서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KERI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KERI의 최명우 박사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국립창원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했다.

욕창은 장기간 압력이 가해져 피부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며 요양병원 등에 입원한 고령자와 장애인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병원 등에선 관리 인력 부족으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향균·살균 효과를 지닌 '황화구리(CuS)'란 나노물질을 이용해 배설물에서 방출되는 암모니아를 선택적으로 감지하는 것을 넘어 피부 감염 예방, 위생 환경 개선 기능까지 갖고 있다고 KERI가 전했다.

연구팀은 황화구리 표면을 3차원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 사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저농도 소량의 배설물에서 뿜어내는 암모니아까지 빠르게 탐지할 수 있도록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기존 고가 센서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것도 이번 연구 결과의 강점이다. 연구팀은 상용 '구리 폼'(Cu foam)을 황(S) 용액에 담그는 방식만으로 황화구리를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 센서 소재 단가를 기존 대비 17배 이상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에 개발한 기술엔 무선 전력전송 방식을 적용, 스마트폰이나 리더기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배터리 없이도 센서 작동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환자에게 센서를 부착하기만 하면 간호사나 보호자가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등으로 피부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최 박사는 "상온에서 외부 에너지원 없이도 생체에서 나오는 가스 중 암모니아만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고효율 소재를 개발, 무선 센서 플랫폼에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라며 "학·연·병이 함께한 대표적인 성공 협력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욕창 외에도 피부 습도, 산성도(pH), 젖산 농도 등으로 진단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만성 상처 관리, 감염 조기 감지, 재활 관리에 무선 센서 플랫폼 기술이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