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두번이나 털린 경찰서…압수한 오토바이 훔쳐가도 몰랐다(종합)

잠금장치 없이 방치, 있는지 점검도 안 해
일일점검표 작성도 묵과…2주 뒤에야 파악

김선섭 경남 창원서부경찰서장이 1일 경남경찰청에서 압수품 도난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2025.10.1/뉴스1 강정태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박민석 기자 = 경찰에서 압수한 범죄 압수물이 두 차례나 도난당했다가 뒤늦게 회수된 사실이 드러났다.

1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달 3일 오전 2시10분쯤 절도 혐의 피의자 A 군(10대)으로부터 압수한 오토바이를 경찰서에서 도난당했다.

이 오토바이는 지난 8월30일 A 군이 함안의 한 아파트에서 훔쳐 타고 다니다 경찰에 적발돼 압수된 것으로, 창원서부경찰서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A 군이 친구 B 군(10대)과 경찰서에 침입해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압수한 오토바이가 없어진 사실을 2주 뒤인 지난달 17일 확인했다. 지난달 16일 창원서부서 관할 파출소에서 10대들로부터 받아 임시 보관하던 소유주 불명의 오토바이가 없어진 사건을 조사하다 경찰서에서 압수해 보관하던 오토바이가 도난된 것을 인지했다.

파출소에서 사라진 오토바이는 경찰서에서 도난당한 오토바이와 동일한 것으로, A 군이 경찰서에서 훔친 오토바이를 A 군 지인들이 갖고 있던 중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가 있다"는 신고로 출동한 파출소 경찰관들이 소유자 확인을 위해 임시 보관하다 신원 불상자가 훔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오토바이는 지난달 18일 A 군이 타고 다니다 소음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적발돼 회수됐다. 당시 A 군은 추적하던 경찰의 정지 요구를 무시한 채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다 단독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A군은 뇌출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경찰은 A·B 군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남경찰청 감찰계는 압수물 관리 부실과 관련해 현재 창원서부서 압수물 관리자 등 3명에 대해 감찰 조사를 착수한 상태다. 감찰 대상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압수물 관리자는 오토바이를 압수할 경우 잠금장치를 걸어놓고 보관해야 하지만, 아무런 조치없이 압수물 창고 밖에 오토바이를 방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압수품을 매일 점검하지도 않았고, 지난 8월 중순 압수품 일일점검부를 만들어 점검하라는 경남경찰청의 지시도 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경찰서에서 압수품이 도단 당했을 당시 야간 당직자도 이를 전혀 알지 못했고, 경찰서에서는 압수품 도난 사실을 2주 뒤에야 확인했다.

이 같은 부실한 압수품 관리에 A 군은 경찰서에서 압수된 오토바이를 훔친 다음 날 앞서 절도사건과 관련해 창원서부서에 직접 나와 피의자 조사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선섭 창원서부서장은 이날 경남청에서 열린 이 사건 브리핑에서 "압수품 관리에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