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먼저 살려야 한단 생각에" 로프에 몸 묶고 주민 구한 이장
산청 송계마을 이장 "뒤도 안 돌아보고 현장으로 갔다"
박인수 모고마을 이장도 주택 고립된 고령 어르신 업고 탈출
- 한송학 기자
(산청=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산청군의 극한 호우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주민들을 구한 미담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23일 산청군에 따르면 차규석 생비량면 송계마을 이장과 박인수 산청읍 모고마을 이장이 집중호우가 내린 19일 자신들도 위험해질 수 있는 폭우 상황에서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이번 집중 호우로 생비량면의 누적 강수량은 619.5㎜, 산청읍은 717㎜다. 모고마을에서는 산사태로 사망자도 1명 나왔다.
차 이장은 19일 오후 3시께 집중 호우로 마을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로프에 몸을 묶고 플라스틱 팔레트에 몸을 의지해 주민들을 구했다.
주민 2명이 침수 중인 주택에 고립됐다는 전화를 받은 차 이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어 로프를 들고 지인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다.
마을 진입도로는 물에 막혀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민을 구하기 위해 우회 길로 택했다. 500m 정도 대밭을 헤치고 침수 중인 주택 옆 건물 난간을 잡고 접근했다.
일부 구간은 2m 이상 깊이의 물이 찼고,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물살을 헤치면서 팔레트에 몸을 의지해 주택 진입에 성공했다.
고령의 부부를 구해 안전지대로 옮기는 과정은 더 험난했다. 차 이장은 혼자서는 주택 진입에 성공했지만, 부부를 데리고 나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부의 몸을 로프로 묶고 팔레트를 잡게 한 뒤 건물 벽을 타고 탈출을 시도했다. 1시간 동안 물과의 사투를 벌인 끝에 결국 무사히 주민들을 마을회관으로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차 이장은 "사람을 먼저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뒤도 안 보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주민을 구하는데 함께 해주고 제 몸을 묶은 생명줄을 잡아준 이판식 씨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이장도 이날 낮 12시 20분께 거동이 불편한 주민 2명을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박 이장은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고 주택에 물이 차 고립된 81세, 78세 여성 2명을 차례로 업고 마을 회관을 대피시켰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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