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또 참변…부모 일하는 사이 8세·6세 자매 화재로 숨져(종합2보)

2일 오후 부산 기장군 아파트 화재 현장.(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일 오후 부산 기장군 아파트 화재 현장.(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밤사이 부모가 없는 사이 집에 불이나 자매가 숨지는 사고가 9일 만에 또 발생했다.

3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기장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 58분쯤 부산 기장군 기장읍 13층짜리 아파트 6층 한 가구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났다.

당시 아파트에 화재발생 경고방송이 울렸고, 아파트 관리소장이 확인한 결과 검은 연기가 나고 폭발음이 들리는 것을 확인해 119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인력 102명과 장비 31대를 투입해 진화와 인명구조에 나섰다.

불이 난 가구 현관 중문 앞에서는 6살 동생이, 거실 베란다 앞에서는 8살 언니가 의식 없는 채 발견됐다. 구급대원은 CPR 등 응급조치를 취한 뒤 이들 자매를 인근 대학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이들에게 사망판정을 내렸다.

당시 이들 자매의 모친은 불이 나기 앞서 자매와 함께 집에 들어왔다 곧바로 밖으로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 등에 따르면 부모는 부부가 함께 야간에 문을 여는 가게에서 일을 했고, 불이 났을 때도 일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저소득층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불이 나기 2시간 30여 분 전 아파트에는 정전이 일어났고 1시간여 만에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불로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고, 가구 등이 타 소방서 추산 2850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불은 신고 접수 35분 뒤인 오후 11시 33분쯤 불을 완전히 꺼졌다.

소방법상 화재 아파트의 건축허가가 내려진 2000년도 초반에는 건축물 11층 이상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고 있었다. 이에 불이 난 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정황과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합동감식과 부검 등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4시 15분쯤엔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20층짜리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7세, 10세 자매가 숨졌다. 화재 당시 이들 자매의 부모는 새벽 일을 하러 나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