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장 폐기물 처리 외쳐도…굴 코팅사는 여전히 골칫거리
통영 해양자원 순환센터 가동에도 코팅사 처리는 어려워
경남도, 코팅사 발생않는 친환경 개체굴 양식 추진
- 강미영 기자
(통영=뉴스1) 강미영 기자 = 해양폐기물 처리를 위한 각종 시설이 들어서고 있지만, 굴 양식에 쓰이는 플라스틱 코팅사는 여전히 뾰족한 해법 없이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 코팅사란 양식 굴을 매달아 놓기 위해 사용하는 플라스틱 줄이다.
굴 껍데기에 엉겨 붙어 패각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데다, 매년 막대한 양과 처리 비용이 발생하면서 어민들에겐 골칫거리로 여겨진다.
전국 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통영에서는 해마다 폐스티로폼과 각종 플라스틱 등 6000톤이 넘는 양식장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이 중 코팅사만 1200톤(양식장 1㏊당 1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통영시는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처리 시설 확충에 나섰다.
시는 2019년부터 총사업비 150억 원(국비 50%·도비 15%·시비 35%)을 들여 해양쓰레기를 단순처리하는 전처리 시설과 민간 자본 50억 원을 들여 백등유를 생산하는 연속식 고온 열분해 시설을 도입했다.
현재 민간사업자를 통해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8월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 시설에서는 폐스티로폼을 비롯한 어망, 그물, 뗏목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굴 코팅사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굴 코팅사는 열분해가 가능한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들어졌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폴리염화비닐(PVC) 재질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PVC는 고온 처리할 경우 다이옥신 같은 유해 물질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현재 양식장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코팅사가 PVC·PP로 이뤄져 현 시설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설 관계자도 "PVC 처리 전용 시설을 설치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폐기물 처리의 경제성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굴 코팅사가 처리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어민들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경남도는 코팅사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개체굴' 양식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개체굴은 다발로 키우는 일반 덩이굴과는 달리 어린 종자부터 굴을 하나씩 양성해 모양과 크기를 일정하게 만들어 내는 굴이다.
기존 양식법과 달리 굴 껍데기와 폐코팅사가 발생하지 않아 처리 비용이 절감되고, 부표 사용량도 3분의 1 수준이다.
도는 오는 2030년까지 굴 양식장의 30%인 1000㏊를 개체굴 양식장으로 전환해 실질적인 해양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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