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률 높은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프랑스 공통점은?

[낙동포럼] 얽힌 실타래 같은 저출생 문제 해법은?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웨딩타운에 위치한 웨딩드레스 전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DB ⓒ

(부산ㆍ경남=뉴스1) 김미연 창원대 교수 = 한국의 저출생 문제는 엉킨 실타래와 같다. 한국에서 출생율이 급격히 저하된 시기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으로 약 20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 장려금 지급, 육아 휴직 확대, 교육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여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한국의 출생율은 2023년 현재 0.73으로 OECD 국가 중 2013년부터 10년 동안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저출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여성의 사회진출로 인한 육아부담, 교육비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 등을 가장 큰 출생 저하 원인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감춰진 원인 중 하나로, 공정하지 못한 사회 환경이 젊은 세대의 결혼과 자녀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한국의 출산율 저하의 원인은 정부 탓만이 아니라 사회인식과 정치적 논리로 인한 영향도 크다고 본다.

첫째는 공공보육 시설의 부족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출생율 저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여성 취업률과 출생율이 함께 높은 국가도 많다. 대표적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등이 있다. 이들 나라의 큰 특징은 공공 보육 시설의 비중이 높고 육아 휴직 제도가 잘 마련되어 여성들이 가족생활과 직업 활동을 균형 있게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반면에 사적 보육 시설이 더 많은 국가들은 출생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OECD 2021). 2021년 기준 한국의 공공보육시설은 7.1%, 민간보육시설은 92.9%으로 민간보육시설 비율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공공보육시설이 너무 취약하고 일 가정 병행 환경이 조성이 미흡하다. 따라서 한국의 출생율 저하를 여성 사회진출로 인한 원인으로 몰아가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정부는 2007년부터 민간보육시설에 건축비를 지원하고 2012년부터 운영비를 지원하는데 국가에서는 최대 50%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대 30%까지 지원하고 있다. 건축비와 운영비를 지원해주고 이 정도 예산을 투입한다면 민간 시설이 아니라 정부 위탁시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간 저출생 꼴찌를 면치 못했고, 투입된 예산으로 보육의질도 높아졌다고 하기에는 간헐적으로 뉴스에서 보는 끔찍한 아동 학대 사건들이 우리를 공분케 한다. 여성 취업률과 출생률이 높은 나라의 사례를 보면서 공보육의 중요성을 정부가 모를 리 없고 이를 추진해야 할 당위성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투입예산이 민간시설 지원에 집중되다보니 공보육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되돌아가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렸다.

둘째, 출발부터 다른 교육기회다. 자녀 공부를 위해 경제적인 어려움은 예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셨고 그 덕에 자녀들은 사회 여러 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기회를 찾을 수 있었던 그 노력의 결과는 선택의 기회가 평등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방 대학을 나와도 변변한 직장하나 구하지 못하는, 선택의 기회는 커녕, 출발선에서부터 평등이 사라져 버린 사회가 되었다. 여러 기회를 가진 운 좋았던 이들은 자기 자녀가 아닌 남의 자녀를 힘들게 하는 수많은 교육 정책을 쏟아내며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척 하며 기회 불평등 교육시스템을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 출발 불평등 교육시스템은 기회선택의 우선권을 부여받는 이들에게는 대를 이어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주었다.

반면 선순환구조를 유지시키기 위해 기저귀를 찬 자녀를 한 달에 수백만 원하는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모습을 보는 기회선택권이 없는 이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좌절로 미래가 없는 악순환의 구조를 만들어 주었다. 그 악순환이 국가의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더 이상 공보육을 방치하지 말고 인식 개선, 연구개발, 협력 네트워크 구축, 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정책 도입을 통해 공보육을 실행해야 한다. 공공보육시설 확충은 교육기회 평등을 위해 보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민간보육시설은 10여 년간 정부의 지원에서 벗어나 시장논리로 자립 성장 발전할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김미연 국립창원대 항노화헬스케어학과 교수.

victiger3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