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없어 '택시 절반' 차고지에…부산 택시업계 '위기' 해결책은?

"월 평균 임금 외국인 근로자 보다 낮아"

부산 사상구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택시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이 불가한 택시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에 고물가 현상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부산 택시업계의 어려움은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기본 요금을 현재 3800원/2km에서 7900원/2km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이는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방법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측은 "최근 5년 동안 최저임금은 5000원이상 올랐는데 택시요금은 500원 올랐다. 물가가 오르고 차량유지비 등도 매년 상승하고 있는데 택시업계만 제자리"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현재 요금이 지속되면 법인택시회사는 적자가 심해져 줄줄이 부도를 맞고 개인택시의 경우 택시 운행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처한다"며 "서비스 개선과 업계 선순환 등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 운전자 고용 대란…외국인 근로자 수급은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택시 운전자들의 이직률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자 확보를 위해서는 법인택시의 경우 처우개선이 시급하고 개인택시의 경우 수입이 늘어야 되는데 이렇다 할 돌파구는 없는 실정이다.

일본의 일부 택시회사는 운전자 수급 어려움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또 각 운전자들이 벌어들인 돈에서 차량유지비 등 지출을 모두 정산 한 뒤 남은 부분을 운전자 80%, 회사 20%의 비율로 나눈다.이 때문에 우리나라 경우 처럼 회사의 적자 누적으로 인한 서비스 도태나 업계 붕괴 등 최악의 상황에 처하지는 않고 있다는 게 업체측의 설명이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운전자를 고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도로교통법규나 지리 습득 등 기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서라도 택시 자격증을 받기 위한 절차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택시 운전자의 급여보다 높다는 것이다. 한 법인택시업체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들 평균 임금이 300만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법인택시 운전자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도 벌기 어렵다. 택시보다 근로여건이 나은 곳도 많다"고 전했다.

부산 사상구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택시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이 불가한 택시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그러면서 "이용객들이 지불하는 택시요금에 맞게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적자구조인 현재 상황에서는 업체측이나 기사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택시가 쾌적하고 안전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일자리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이해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입장 반영된 정책 마련 시급

부산지역 법인택시 회사는 95곳으로 총 1만11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5300대가 현재 운행 중이며 나머지 차량은 각 회사 차고지에 머물고 있다. 부실임금으로 운전자들이 오토바이나 택배 배달업 등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다.

법인택시업계는 차량 가동률이 70% 이상 돼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에서 수년째 50% 수준에서 운영되다 보니 빚만 늘고 있다며 법인택시업계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법인택시 운전자 50대 박모씨는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운전대를 잡은 사람들이 많다. 이직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실이 너무 냉혹하다. 우리도 시민이고 사회구성원인데 우리를 위한 대책은 없는 것이냐"고 말했다.

양원석 부산택시운송조합 실장은 "장기적으로는 당국이 각종 규제를 풀어 택시 운영을 각 회사에 맡기는 방법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 도태되는 업계는 사라지고 투자를 통해 살아남는 업체는 재투자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등의 정책으로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개인택시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택시대란 해소를 위해 당국이 부제 해제를 시행하면서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쉬는 날 없이 일을 하지만 이용객이 줄면서 수익은 오히려 줄어든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김호덕 개인택시사업조합 이사장은 "택시요금을 논의하는 물가대책위원회 대부분이 시민단체나 학계교수, 정치인, 시의원들로 구성됐고 업계 종사자들은 이해 당사자라는 이유로 제외됐다"며 "일방적으로 요금을 정하는 기존 방침에서 운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구조로 바꿔야 된다"고 제언했다.

김 이사장은 "최저임금 수준만 유지했어도 업계가 이 지경이 되지 않았다.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시대나 물가 상승 수준에서 맞춰달라는 것인데 너무 오랜시간 택시업계의 희생을 강요한 것이 아닌지 당국과 시민들은 생각해봐 달라"고 당부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