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재심 끝에 독립유공자 인정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일제강점기 항일무장투쟁에 앞장섰던 여성 독립운동가 김명시(1907~1949)가 재심 끝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국가보훈처는 광복 77주년을 계기로 김 장군을 항일 독립유공자로 인정해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경남 마산 출신인 김 장군은 19세 때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나 1927년 중국 상하이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1930년 하얼빈 일본영사관 공격을 주도해 일본에 큰 타격을 줬다.

1932년 귀국해 활동하다 조선공산당 재건 사건 주모자로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7년간 옥고를 치렀다. 1939년 신의주 형무소에서 만기 출소한 이후에는 중국으로 가 조선의용군 부대 지휘관을 맡아 항일전투를 벌였다. 이때 전선에서 활약하면서 ‘백마 탄 여장군’이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

해방 이후 서울에서 활동하던 김 장군은 1949년 9월16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한달여 후 부평경찰서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 장군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창원지역 시민단체인 열린사회희망연대에서 2019년 1월 포상 신청을 했지만, 국가보훈처는 ‘사망 경위 등 해방 후 행적 불분명’이라는 이유로 심사에서 제외시켰다.

희망연대는 포기하지 않고 1년7개월 간 김 장군에 대한 자료를 찾아 나섰고, 지난해 7월 새로 입증된 자료를 첨부해 국가보훈처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그 결과 국가보훈처는 김 장군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하기로 했고, 이는 지난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희망연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일제 강점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21년간 일제와 목숨 걸고 싸운 독립운동가에 대해 국가가 해야 할 당연한 예우”라며 “그러나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향에서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한 독립운동가를 세상에 알리고 그 공적을 인정받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며 “김 장군 명예회복과 선양사업에 동참하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창원시와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