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살인극 '동백항 차량 추락사' 첫 재판…동거녀 모든 혐의 부인(종합)

동거남과 공모해 여동생 가입 자동차 사망보험금 노리고 사고로 위장
동거녀 측 "범행 공모하거나 가담한 적 없어"…피해자 아들 증인 신청

지난 5월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 인근 바다에 스파크 차량이 추락한 사고 현장.(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 뉴스1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동거남의 여동생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부산 기장군 동백항 인근 바다에서 차량 추락사를 꾸민 혐의로 법정에 선 40대 여성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1호 법정에서 살인, 자살방조미수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A씨(42·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동거남 B씨(43)와 공모해 B씨의 여동생 C씨가 가입한 6억5000만원 상당의 자동차 사망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살인극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있던 A씨와 B씨는 지난 3월 C씨의 건강이 나빠지자 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자살 살인극을 공모하기로 했다.

첫 번째 범행으로 지난 4월18일 A씨는 C씨가 타고 있던 티볼리 차량을 강서구 둔치도 하천에 빠지게 하는 방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방조했다. 당일 A씨는 직장에 조퇴 신청을 한 뒤 오후 5시 강서구에서 B씨와 합류했다.

차량이 빠지기 전 B씨는 C씨를 내버려 둔 채 홀로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C씨 혼자 타고 있던 티볼리 차량은 하천에 빠졌으나 당시 그곳을 지나던 목격자에 의해 구조됐다.

A씨는 C씨의 차량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스파크 차량을 타고 뒤따라오고 있었다. C씨가 구조되자 A씨는 자신의 차량에 C씨를 태운 뒤 돌보기도 했다. 이때 B씨는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사고 발생을 알린 뒤 보험금 1200만원을 받으려 했으나 보험사에서 거절당해 받지 못했다.

이 사고 이후 C씨는 혼자 거동하지 못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 이에도 A씨와 B씨는 생계가 더 어려워지자 거동이 어려운 C씨가 마치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난 것처럼 위장하는 방법으로 살인극을 벌이기로 했다.

A씨는 C씨의 명의로 가입된 자동차보험을 자신의 스파크 차량에 이전한 뒤 스파크 명의를 C씨에게 이전했다. 지난 5월3일 B씨는 C씨를 스파크에 태운 뒤 부산 기장군 동백항으로 이동한 후 바다에 빠지기 전 C씨를 운전석에 옮기고 자신은 조수석에 앉았다.

차량이 바다에 빠진 뒤 B씨는 문을 열고 자력 대피했으나 뇌종양을 앓고 있었던 C씨는 안전벨트를 풀지 못한 채 차에서 숨졌다.

A씨는 범행 한달 후 구속됐지만, B씨는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뒤 잠적을 이어가다 지난 6월3일 경남 김해 한 농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재판에서 4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사건과 관련된 핵심인들이 모두 숨져 그날의 실체를 설명해줄 사람이 없다"며 "이 사건 기록 자체도 정황이나 추측으로 대부분 짜이지 않았나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백항 사고가 B씨가 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한 살인극인지 그 자체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고 당시 피고인은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범행에 가담하거나 B씨와 공모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보험 사기에도 가담하지 않았다"며 "실제로 보험 접수는 B씨가 한 것이지 피고인은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A씨 측은 검찰의 증거채택을 일부 거부하고, 미성년자인 C씨의 아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와 함께 B씨의 과거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B씨의 전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두 차례의 사고와 관련해 C씨를 가장 가까이 지켜본 아들에 대해 비공개로 해서라도 반드시 증인 출석을 시켜야 한다"며 "만약 자살방조가 맞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인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미성년자인 피해자 아들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다음 기일에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26일 오전 10시 부산지법 동부지원 10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blackstam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