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약산 살인사건' 두달…여전히 뚜렷한 실마리 못찾아
용의자 DNA 대조 대부분 불일치…일부는 비협조
경찰 "남아 있는 수사 내용 많아, 사건 해결 자신"
- 박세진 기자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 서구 '시약산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두달이 지났지만 경찰이 사건 해결의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월3일 오전 5시40~50분쯤(추정시간)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70대 남성이 흉기에 여러차례 찔려 숨졌다.
사건 이후 경찰은 '면식범에 의한 감정적 범행'과 '현장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행'이라는 두가지 갈래를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피해자의 주변 관계와 통화내역, 현장 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 10~40명을 추려냈지만 아직까지 특정 용의자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의 등산용 스틱에서 DNA 조각을 검출해 대조 작업을 벌였지만 대부분 불일치로 나타났다.
발견된 DNA 조각은 제3자의 것으로 특정 인물을 추려낼 정도의 양은 아니다.
이 중 일부는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거나 약속을 취소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어서 경찰은 강제수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별다른 소득이 나오지 않자 경찰은 사건 현장 접근성이 높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사건 현장에서 1주일 동안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머물렀지만 만난 사람은 10명 뿐이었다"며 "굳이 새벽 시간에 타지역에서 선호하지 않는 등산로로 오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인근 지역 주민 500여 세대와 사건 발생 이후 주소지를 옮긴 110세대 등으로 분류를 해놓고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선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 특성상 사건 발생 이후 출항한 선원 180여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360여명에 대해 구강채취를 실시해 조각 DNA에 대조했지만 일치자는 없었다.
나머지 인원들에 대한 DNA 대조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으나 1일 대조 가능한 양에 한계가 있어 시일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단서가 될 수도 있는 범행에 사용한 도구는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피해자의 상흔 등을 볼 때 범행에 사용된 도구를 길이 7cm, 넓이 2~3cm 가량 되는 짧은 형태로 추정한다.
일각에서는 두달 가까이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자 미제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민 제보도 거의 없는 상태다.
현재 이 사건에는 13개 수사팀에서 70여명에 달하는 경찰관이 투입돼 있다.
경찰은 아직까지 수사 대상과 DNA 대조 대상 등이 많아 남아 있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가능성 차원에서 볼 때 아직 해야할 부분이 많아 수사 중단이나 의지 저하는 전혀 없다"며 "마산 무학산 살인사건도 6개월 만에 범인을 검거한 만큼 사건 해결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s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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