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협상제도 도입 ④·끝] '시민의 눈'으로 개발계획 바라봐야

부산시, '협상' 과정서 공공이익 극대화 꾀해야
'공공기여 환수제' 도입 등 특혜 시비 차단 필요

편집자주 ...부산시가 개발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하면서 부산의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미개발 부지에 대한 개발 논의가 최근 꿈틀대고 있다. 첫 번째 사업 대상지인 한진CY 부지는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고, 기장 한국유리 부지는 개발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기여 방안 부족 등 한계점도 지적된다. 이에 <뉴스1>은 사전협상제도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개발방향 등을 모색해 본다.

부산시는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 확보와 공공성 제고를 위해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했다. 장기 미개발부지 10곳을 사전협상형 도시계획 주요 검토대상지로 선정. 적절한 사업제안이 있을 경우, 이 부지를 사전협상제도 대상지로 선정해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사전협상제도 대상지 가운데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유리 부지. 2019.11.29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박기범 박세진 기자 = 전문가들은 사전협상제도의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공공기여 방안을 보다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부산시의 ‘협상 능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부산시가 ‘시민의 눈’으로 개발계획을 바라보고, 공익을 우선시 해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사전협상제도는 오래 방치된 그리고 규모가 큰 유휴지를 민간과 사전에 공모해 지역발전(공공)을 꾀하고,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잘만 활용한다면 버려진 땅을 개발하고 나아가 공익도 취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부산에서는 이 같은 장점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경우 한국전력 부지를 제외한 사업들이 대부분 공공성을 갖추거나, 지역 맞춤형 개발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앞서 확인했듯이 부산에서는 기업 이익이 극대화되는 '주거' 중심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공공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과 부산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사전협상제도 대상지의 원래 용도에서 비롯된다. 서울의 경우 터미널 부지, 버스공용 주차장 부지, 가스시설 도시계획시설 폐지 부지 등 도시계획시설 해지지역이다. 즉 공공성을 갖춘 지역이 대상부지로 선정됐다.

반면 부산은 한진CY, 한국유리, 태광 등 기업이 떠난 자리로 ‘민간’ 부지가 협상대상지다. 사업을 제안하는 민간기업에서 ‘사업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어 구조적으로 단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사전협상제도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 부산시의 '협상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협상' 단계에서 부산시가 공익을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종구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사전협상제도는 유휴지를 공공의 이익에 맞게 개발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잘 활용한다면 좋은 제도"라고 평가했다. 다만 부산의 경우 "부산시가 협상 과정에서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상을 통해 1100억원의 공적기여금이 예상되는 한진CY 사업에서 기여금을 더 많이 받거나, 토지 등을 기여받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역에서는 한진CY 부지와 관련해 토지를 기여받아 시민을 위한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개발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한국유리 부지의 경우 해양관광 시설, 공원 등 시민을 위한 공간 조성도 가능하다고 김 교수는 설명한다.

부산시는 개발사업에 대한 투명성 확보와 공공성 제고를 위해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했다. 장기 미개발부지 10곳을 사전협상형 도시계획 주요 검토대상지로 선정. 적절한 사업제안이 있을 경우, 이 부지를 사전협상제도 대상지로 선정해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사전협상제도 대상지 가운데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진CY부지. 2019.11.29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첫번째 협상대상지인 한진CY 부지 사업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부실한 시민토론회, 공적기여금 규모 및 사용처 등 현재 제기되는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 사전협상제도의 본래 취지인 '공공성 확보'와 '특혜 시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업부지 개발계획자들이 '주거' 중심 개발사업을 요구하는 명분으로 한진CY개발사업을 내세울 것이란 우려도 있는 만큼 제도 본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적기여금의 경우 경기도에서 도입 예정인 '공공기여 환수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공공기여 환수제는 단순히 개발이익을 산출하는 개념이 아니라 용도변경, 일반분양 등 단계별로 사업자가 가져가는 이익을 계산해서 그에 따른 공적 환수를 하는 제도를 말한다.

안일규 부산경실련 팀장은 "시민토론회 등은 참여 기준 등을 두고 재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적기여금을 두고는 "기업 입장에선 돈을 지불하면 이후 책임에서 사실상 해방되는 구조"라며 "다양한 대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k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