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공재가 사라진다] <⑤·끝> '공공재' 바라보는 부산시 인식 변해야

23년 지방권력 독점 '개발' 중심 부산시정 재점검 필요
경관보호 제도마련 나선 부산시 '실효성' 확보가 관건

편집자주 ...부산에는 바다와 산, 공원 등 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공재가 많다. 부산의 해수욕장은 부산시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누리는 대표적 공공재다. 하지만 이들 공공재가 최근 '개발사업'에 직면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뉴스1은 <부산, 공공재가 사라진다> 기획을 통해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 본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부산 지역 아파트 가격이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2018.9.27/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박기범 박세진 기자 = 전문가들은 부산 내 공공재 회복을 위한 과제로 부산시의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현재까지 진행된 공공재 훼손 현안을 점검하고, 공공재에 대한 철학을 재정립해 말 그대로 시민행복을 위한 '공공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특히 지난 23년 보수정치권이 지방권력을 독점하며 개발을 앞세웠던 만큼 지방권력을 교체한 민선7기 오거돈 부산시정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시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행정철학 세워야

양미숙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시는 지금까지 진행된 도시개발계획이나 재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평가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발과정이 정당했는지, 주민의 삶 개선과 행복 증대라는 공공의 이익이 지켜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의 경우 대표적 공공재인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에 초고층 건축물인 엘시티와 W아파트 등이 건설되면서 공공재가 특정 소수만을 위한 것으로 전락했다는 지적과 도시경관을 해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같은 과거 사례를 되돌아보고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추진이 예상되는 △부산시민공원 △광안리~해운대 해상케이블카 △광안리 주변 개발 △센텀2지구 개발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 행정을 이끄는 부산시장의 확고한 철학도 중요하다.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공공성 훼손은 앞선 부산시정의 행정이 만들어 낸 문제"라며 "특별관리구역으로 묶는 등 보전장치를 했어야 했는데, 이를 하지 못한 채 개발사업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업이 현재 진행 중인 부산시민공원을 둘러싼 논란은 "사업을 중단할 경우 매몰비용이 발생하지만 이를 부담해서라도 공공재를 지켜야 한다"며 "대법원 판례 등을 감안할 때 공공성에 가치를 둔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부산시의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당부했다.

황재문 부산YMCA 실장은 공익을 위해 사유재산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한 헌법 제23조를 들며 "사유재산권에 대한 제한은 유일하게 공공성에 의해서 가능하다"며 공익이 사익에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경관보호 위한 제도마련 나서…실효성은 글쎄

부산시는 최근 도시경관 훼손을 막기 위해 고층건물의 고도를 제한하는 ‘도시경관관리를 위한 높이관리 기준 수용 용역’을 진행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용역은 도시전체 건축물의 고도를 제한해 도시미관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광안리해수욕장 등 해안 주변에 자리잡은 초고층 건축물의 건설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이 조례로 발의될 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기준에 반영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용역은 2020년 12월까지로 예정돼 있어 정확한 적용방안은 내년말께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부산시민공원 주변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막기 위한 소급적용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지금도 부산의 바다와 강가, 공원 등은 경관구역으로 정해져 있는 곳이 있지만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개발이 허용됐다. 시민 공공재를 보호할만한 지침이 있어도 강제성이 없어 개발사업을 막지 못한 것"이라며 "새로운 조례안의 강제성 여부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 News1 DB

◆서울·광주, 난개발 방지 정책 참고해야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14년 대표적 공공재인 한강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한강과 주변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관리계획인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한강 주변 각종 계획, 사업의 상위계획 및 기본지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어디서나 한강의 자연경관을 쉽게 조망할 수 있도록 도시경관 부문에서 12개 원칙을 세워 관리 중이다. 한강변 스카이라인 보호를 위해 일반주거지역에는 35층 이상 높이의 아파트를 지을 수 없도록 하고 북한산, 남산, 관악산 등 열린경관의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주요산 자연조망 관리지역'으로 구분해 경관보호에 나서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월 도시계획조례를 수정해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때 들어가야 될 '비주거시설'의 비율을 15%까지 높이고, 오피스텔을 비주거시설에서 제외했다. 주상복합 건물을 짓더라도 상가 건물을 늘리고 주거시설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부산에는 일반상업지역이라 할지라도 주상복합 건물의 10% 이상이 상가 등 '비주거시설'로 채워질 경우 주상복합 주거시설로 건축이 가능한 상태다. 지역에서는 서울과 광주 등 다른 대도시의 사례를 참고해 부산시 경관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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