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제징용노동자상 일본총영사관 인근 공원에 임시설치

시민단체 "부산시장·동구청장 공식협상 하자" 제안
일본총영사관 방향 인도행진 시도…경찰 대치

3·1절 제100주년인 1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 공원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9개월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3·1절 100주년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9.3.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경남=뉴스1) 박채오 기자 = 지난해 5월31일 철거됐던 부산 강제징용노동자상이 부산 동구 정발장군 공원에 임시 설치됐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1일 오후 3시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과 함께하는 3·1운동 100주년 부산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 강제 철거 과정에서 중심축 부분이 파손돼 수리에 맞겨졌전 노동자상이 9개월여만에 시민들 앞에 공개됐다.

부산운동본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유서 깊은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부산시민과 강제징용 노동자상과 함께 친일역사를 청산하고 자주와 평화의 새로운 100년을 이야기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고 김복동 할머니의 유언처럼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며 일본은 역사 앞에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행사를 마친 부산운동본부는 일본총영사관 앞으로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통행을 막으면서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경찰은 비켜라”, “일본은 사죄하라” 등을 외치며 경찰에게 길을 터달라고 요구했다.

김병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위 위원장은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옆에 설치하기 위해 부산시민들이 만든 것”이라며 “시민들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경찰은 길을 비켜달라”고 요구했다.

3·1절 제100주년인 1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 공원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부산시민대회'에서 참가한 적폐청산·사회 대개혁 부산운동본부원들이 일본 영사관 방향으로 행진하려 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2019.3.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경찰은 도로 행진은 허가됐지만, 인도 행진은 허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을 막아섰다. 이로 인해 경찰과 시민들이 1시간 가량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명령에 의해 경찰이 우리를 막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영혼 없는 행정력이 민의를 막아선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재하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우리는 지난 2016년 촛불의 힘으로 소녀상을 설립했고, 지난해 시민들의 힘으로 강제징용노동자상을 만들었다”며 “경찰이 여기를 막는다고 우리 부산시민들의 가슴에 심어진 일본의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마음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하지 않는 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원한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엿다.

그러면서 “나라의 주권을 찾고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데 민·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며 “부산시장과 동구청장이 나서 강제징용 건립에 대해 공식적으로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김 공동대표는 또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현재 노동자상이 있는 곳(정발장군 공원)에 노동자상을 임시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면서도 “부산 동구청은 현재 위치에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에 손끝 하나 대지마라”고 경고했다.

한편 부산운동본부는 지난해 4월30일 밤부터 다음날인 5월1일까지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경찰 측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동자상은 그 뒤로도 일본영사관 인근에 한 달 넘게 놓여있다가 지난해 5월31일 부산 동구청의 강제철거 행정대집행으로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임시보관 조치됐다.

부산운동본부 측은 노동자상을 역사관으로 옮긴 지 34일 만인 지난해 7월4일 노동자상을 돌려받았다.

che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