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무덤' 조계암 무문관 용맹정진 현장 가보니…

2평 남짓 쪽방에 하루 한끼…문 밖서 열쇠 잠가
미쳐 뛰쳐나온 스님도…최소 6개월 칩거 수도

천성산 8부 능선 자락에 자리잡은 조계암 모습. ⓒ News1

(부산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이들이 손에 필기구 하나씩을 손에 달랑 쥐고 조계암에 모인 것은 하안거 그 중에서도 '스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무문관(無門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국 명산에 흩어져 있는 유명 사찰에서는 선원을 둔 곳이면 이날부터 3개월 동안 외부와 접촉을 끊고 수도하는 하안거가 진행된다.

하지만 조계암의 무문관은 여타 사찰의 선원에서 스님들이 하루 8시간씩 정진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선방의 이름 자체도 일반 사찰에서는 듣기도 보기도 힘든 무문관이다.

무문관 방문 앞에 걸려 있는 자물쇠. ⓒ News1

스님들 사이에서도 '스님들의 무덤'이라고 일컬어진다. 무문관이란 '문 없는 문의 빗장' 또는 '문이 없는 관문'이라는 뜻이다.

일단 무문관에 들어가고 나면 밖에서 문을 열쇠로 잠그기 때문에 문이 없는 방이 되는 셈이다.

이날 조계암 무문관에 들어간 스님은 속세 나이로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이들의 무문관 생활은 최소 6개월부터 몇년까지 모두 달라지게 된다.

이들 스님은 가로 세로 6~7m 안팎의 2평 가량되는 작은 방에서 공양구(供養口)를 통해 하루 한끼 넣어주는 밥을 곡기로 삼아 깨움침을 향한 일념에 매달리게 된다.

무문관 방에 있는 물건이라곤 이불 한 채, 좌복(방석) 한 개 밖에 없다. 단지 방에 들어갈 때 필기구 하나 갖고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한다.

물론 방안에서 볼일을 볼 수 있는 화장실이 방 한켠에 설치돼 있다.

무문관 건물 아래 '공양구' 모습. ⓒ News1

미치든지 통하든지 하나를 양단간에 결판을 내겠다는 결심없이는 속세를 떠난 스님들 사이에서도 도전하기 쉽지 않는 수행 방법이다.

실제로 조계암 무문관에서 수도하다 미쳐 뛰쳐나온 스님들도 지난 10여년 동안 3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문관은 강원도 백담사 등 몇몇 사찰에 설치돼 있으나 지금까지 일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영축총림 통도사가 관할하는 사찰 가운데 유일한 무문관이 있는 조계암은 신라시대 불교계 거목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됐으나 연대 미상의 시기에 불에 타 절터만 남아 있었다.

그 곳에 서운암 주지인 동진 스님이 1994년부터 사찰을 재건, 올해 11년째 무문관을 개설해 놓고 매년 무문관 수도를 희망하는 10명 안팎의 스님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동진 스님은 "통과하면 용이 되고 부처가 된다. 그러나 여우가 되기도 한다. 그대! ‘문 없는 관문’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라고 말한 무문관의 전설 제선선사(1912~사망년도 미상)를 거론한 뒤 "왜들 저러고 있는지 나도 모른다"고 허한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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