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희망버스' 이틀째…불상사 없이 해산(종합)
2000여명 밀양 집결해 1박2일 일정 마무리
지역대표, "지속적 연대 투쟁" 결의문 낭독
- 박광석 기자
(경남 밀양=뉴스1) 박광석 기자 =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참가자 2000여명은 밀양시 방문 이틀째인 1일 오전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결의문 낭독을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해산했다.
이날 마지막 집회 현장인 산외면 보라마을은 지난해 1월 이 지역 주민 이치우(당시 74)씨가 공사를 반대하며 분신자살한 곳이다.
희망버스 참가자 지역대표 5명은 결의문을 통해 "한전과 정부가 아름다운 밀양을 파헤치고 있어 희망버스가 왔다"며 "앞으로 반대 주민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연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대표들은 또 "크게 바뀔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2000명이 넘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밀양에 왔다"며 "송전탑 공사가 중단되지 않으면 언제든 또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마무리 집회는 오전 11시30분부터 지역 대표들의 자유발언과 결의문 낭독, '우리가 밀양이다'가 새겨진 손수건 전달 등으로 오후 1시께 끝났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집회에 앞서 이날 오전 주민 간담회 등 마을별 프로그램을 마친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보라마을에 베일러(비닐로 감싸 만든 건초 뭉치) 45개에 다양한 표정을 담은 얼굴들을 그린 상징조형물을 설치했다.
이들 참석자들은 전날 오후 3시께부터 50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밀양에 속속 도착하기 시작, 송전탑 공사현장 근처 마을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다.
오후 4시께부터 200여명씩 나눠 단장면 동화전 마을 등 송전탑 공사현장 인근 11개 마을을 찾아간 참가자들은 공사장 현장을 막고 있던 경찰의 제지를 받고 맞서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됐다.
경찰은 50개 중대, 4000여 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해 공사현장 곳곳을 통제했으나, 상도면 도곡마을 110번 철탑과 단장면 동화전마을 96번 철탑 등 몇몇 공사현장에서는 저지선이 뚫리기도 했다.
경찰이 강제 진입을 시도하는 참가자들에게 "공사장 진입은 허용 안된다"며 해산명령을 수차례 반복하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우리는 등산을 하러 왔다"며 맞서면서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이어 오후 7시30분께 밀양역 앞에서 열린 문화제 행사에 모두 참석, 촛불을 든 채 송전탑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우리 모두가 밀양이다'란 캐치 프레이즈를 내건 문화제는 주민들의 반대투쟁을 담은 영상물 상영에 이어 난타공연, 자유 발언 등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특히 지역 주민 10여 명으로 구성된 할머니 합창단은 '흙에 살리라'와 '황진이'를 개사한 '765kV 송전탑 백지송'을 불러 큰 인기를 모았다.
부북면 평밭마을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함께 1박2일을 보낸 이남우씨(71)는 "이번 행사로 큰 위안을 받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평소 상생을 내세우곤 하는데 송전선로 때문에 주민더러 죽으라고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장면도 여러 곳에서 목격됐다.
bgs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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